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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어, 시원해서 네 시부터 일했다_180820 빠니질리닉 понедельник

도브라예 우뜨라 доброе утро! 날이 흐려서 자전거 타기가 좋다. 아침에 일본으로 여행가는 우주신을 전철역에 내려주고, 걷기 여정을 보겠다는 그리미를 학교까지 태워다 주고 돌아와서 짐을 챙기고 천천히 나섰다. 아침을 든든히 먹으려고 하다보니 10시 50분에 집을 나서게 되었다. 등이 따갑지 않고 그늘을 찾아 다니며 달리지 않아도 될 정도로 날이 시원해졌다. 마음이도 가열이 되어 있지 않아서 바로 운전을 해도 덥지가 않다. 부지런히 달려서 금왕읍사무소 체력단련실로 갔다.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 농사일에 적응하랴 새로운 놀이에 적응하랴 정신을 차리지 못해서 근육 운동을 전혀 하지 못했다. 농사일이 힘들었던 모양이다. 그러다보니 온 몸의 근육이 축 처진 느낌이다. 일주일에 한 두 번이라도 체력단련을 하기로 했다. 금왕읍사무소에 위치한 체력단련실은 제법 넓고 기구도 잘 갖춰져 있다. 오후 2시 반에 도착하니 세 사람이 운동을 하고 있었다. 가벼운 무게로 운동을 했다. 힘만 들고 근육에 힘이 모아지는 느낌이 나지 않는다. 며칠은 꾸준히 해야 할 모양이다. 너무 무리하지 않도록 40분만 하고 샤워를 했다. 청소는 잘 되어 있지 않았지만 더럽지는 않았다. 조금만 더 관리를 하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있다.





운동까지 하고 돌아왔는데도 4시가 안됐다. 바로 일을 나가도 될 정도로 시원하다. 두시 반부터 일하러 나가 계신 어머님과 함께 참깨를 털었다. 세 무더기씩 잘 묶어져 있는 참깨단이 잘 털린다. 푸릇푸릇한 기가 남아 있는 부분은 아직 덜 여물었는지 털어지지 않는다. 세 시간이나 혼자서 털고 계신 어머님의 손가락이 마비증세가 왔다. 깨 털고 옮기는 일까지 내가 하고 어머니는 채 치는 일로 바꾸었다. 우수수수 떨어지는 참깨들이 보기에 좋았다. 비가 쏟아질 것같은 느낌의 흐린 하늘과 가벼운 바람이 일 하는 사람들을 격려한다. 선베드에 누워 익어가는 작물들을 보다가 깜박 잠이 들었다. 1분 정도의 시간이었지만 피로가 확 풀리는 느낌이다.


6시 반이 다 되어서야 일이 끝났다. 어머니의 기대만큼은 안되지만 우리 나눠먹을 것은 된다. 그러면 되었다. 저녁 먹고, 향악당에 가서 청소하고 연이어 두 개의 공연 연습을 하고 돌아오니 11시다. 오늘 하루도 잘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