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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발칸 크로아티아 여행

크로아티아 아드리아해의 다도해가 참 아름답구나_스플리트에서 자다르로_160117

미야의 아버지는 우리를 위해 체크 아웃시간에 맞춰 아파트에 도착했다. 가벼운 가방 하나는 내가 들겠다고 했더니 균형이 안맞는다며 자기가 들겠다고 한다. 고마운 일이다. 바람 때문에 생각 보다 춥지만 하늘이 맑아서 더 아름답다.









운전하는 내내 아름다운 다도해를 보았다.


트로기르는 작고 예쁜 도시다.아드리아의 베네치아라고 하기에는 매우 부족하지만 찰랑찰랑하는 바다물이 발밑에 흐를 듯한 아름다운 도시다. 멋진 요트들도 항구에 그득하니 차가운 바람에도 걷는 것이 힘들지 않다. 갓 걸음마를 시작한 인형같은 아이들이 엄마와 산책을 하는데, 이방인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인사는 못하고 발길을 돌린다.


쉬베닉으로 오는 길은 더 멋지다. 가민 네비가 안타까운 안내를 계속하지만 우리는 바닷길을 벗아나지 못한다. 뜨로지르에서는 젤라또를 먹으려 했는데, 가게들이 문을 닫았다.


창밖으로 끊임없이 관광객들이 지난다. 제법 바닷물이 출렁이니 먼 바다로 나간 아버지가 걱정이 될만도 하다. 우리가 주문한 음식은 엄마가 부지런히 요리하고 있다. 점심을 건너 뛰려 했는데, 화장실을 간 사이에 생선 한마리를 시켜 놓았다. 뭐 좋다.









운치 있는 레스토랑에서 정말 맛있는 생선구이를 먹었다.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390쿠나(7만원). 허걱. 스페인에 이어서 두 번째로 생선에 당했다. 왜 이렇게 생선가격이 비싼지는 알 수가 없으나 가격표 시스템이 이런 실수를 두 번이나 하게 한다. 스페인에서는 100g으로 표시된 가격만 보고 먹다가 7배의 가격을 지불했고, 이곳에서는 1kg의 가격이니 한 마리만 먹으면 그리 비싸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리미가 한턱 내는 것을 멋모르고 받아 먹다가 그대로 바가지를 썼다. 아, 아쉽다. 속이 상하다.









아름다운 쉬베닉의 바다와 성당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상태로 자다르로 갔다. 디나르 알프스 위로 닦아 놓은 멋진 고속도로를 전세 내고 달려서 3시가 넘어서 golden gate apartment의 GPS 좌표에 도착했다. 앞쪽에 커다란 건물이 있어서 그 중 하나일 것이라 생각하고 입주민 리스트를 보았는데, 없다. 다음 건물로 이동하려고 차를 움직이는데, 백인 청년이 손을 든다. 차문을 열고 인사를 했다.


아까부터 지켜 보다가 이곳까지 따라 왔다고 한다. 골든 게이트의 운영자다. 쉬베닉에서 출발하기 전에 부킹 닷컴을 통해 메시지를 넣었더니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침 동양인이 탄 차가 지나가고 집을 찾는 것 같아서 뛰어 왔다고 한다. 하,  이렇게 고마운 일이. 35살의 젊고 쾌활한 청년은 작동되지 않는 엘리베이터를 대신해 무거운 짐을 2층까지 올려준다. 아파트는 사진 보다 훨씬 깨끗하고 예쁘다. 평점 9.6이 넘는 것이니 당연한 일이다. 평점 8 이하만 이용하던 우리로서는 평점 10점에 가까운 보스니아와 크로아티아의 아파트들은 너무 환상적이다.


장을 봐서 저녁을 준비하고 달콤한 무스카토를 따려고 했더니 이런 와인 오프너가 없다. 허 참. 옥에 티다. 청년에게 알려서 오프너를 준비해 놓으라고 해야겠다. 아쉬웠지만 다음 숙소에서 마시기로 하고, 준비해 간 소주를 텄다. 오랜만에 마시는 소주도 달콤하게 쓰다. 피곤했던 일들을 쓰게 토로하며 하루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