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착한 장손 박찬혁
깨알처럼 작은 글씨 어찌그리 예쁘게 잘도 썼구나. 몇 달이 지난 것 같은데 손꼽아 세어 보니 겨우 13일이 되었네. 이제 남은 날은 반이 남았지. 그간 내무반 생활도 많이 익숙해져서 조금은 편안해졌으리라 믿는다. 할아버지 할머니 걱정하지마. 항상 너희들 생각하며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으니까.
네가 입대 전에 와서 심어놓은 배추는 어느새 잘 커서 할머니 다섯 손가락을 쫙 편 손바닥 만큼 자랐단다. 매일같이 너희들 애기때 자라나는 것처럼 무럭 무럭 크고 있다. 금년 김장 김치는 우리 찬혁이가 집에 와서 몇 번이나 먹을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서늘하여 할머니는 매트에 전기 꼽고 잔다.
울 애기도 감기 들지 않도록 조심하기 바란다. 건강하고 충실하게 국방의 의무 완수할 것을 당부한다.
우리 만날 날을 기다리면서 찬혁이가 사랑하는 할머니가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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