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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서재

신경숙의 표절_150622, 월

1) 의도적으로 표절을 했을까 : 문장의 흐름이 그렇게 완벽하게 똑같은데  의도적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표절 의혹을 받는 사람이 답해야 한다. 그리고 판단은 두 권의 소설과 작가의 답변을 고려해서 내릴 수밖에 없다. 독자, 출판사, 번역자, 문학계, 고발자, 검찰, 재판부 등

 

2) 표절은 어디까지가 범죄행위일까 : 단어는 아닐 것이다. 한 문장은 애매하기는 하다. 시나 수필처럼 짧은 글이라면 한 문장의 비중이 매우 높을 것이다. 두 문장도 애매하기는 마찬가지나 표절이 일부러 행해졌다는 근거가 되기 시작할 것이다. 세 문장 이상이라면 어떨까. 국어사전이나 법률 사전을 통해 표절의 의미를 보다 분명히 해 봐야 할 것이다.

 

3) 사기죄로 고발한 사람의 분노는 정당한 것일까 : 오늘 아침 라디오에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의 인터뷰가 있었다. 표절을 하고도 아무런 문제 의식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발뺌하는 행위를 보고 분노해서 고발했다고 한다. 잘못된 일을 보고 마음 속에 분노가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분노를 잘 다스리고 있는 행위일까. 검찰이나 재판부를 믿을 수 없지만 자정능력이 없는 문학계와 학계에 기대할 것이 더욱 없기 때문에 고발했다고 한다.

 

4) 신경숙의 표절은 어느 정도로 처벌받아야 할까 : 이미 발행한 소설은 폐기처분되어야 할까. 표절한 문장에 대해 소설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보상해야 할까. 더 이상 소설가로 활동하지 말아야 할까.

 

5)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작가는 조용히 움직이지 않고 있다. 출판사는 사과하고 표절 여부를 다시 판단해 보겠다고 했으니 그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사과가 이루어지면 사기 행위에 대한 고발은 취하하겠다고 했으니 이 부분도 또한 지켜볼 일이다.

 

그동안 많은 논란이 되었던 표절 문제에 대해 한 번도 제대로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고, 읽기나 듣기에 합당하다고 느껴지는 주장에 동조해 왔다.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깊이 있게 생각해 봐야겠다. 작가 본인이 상황을 잘 알 것이기 때문에 진심어린 태도로 행동하는 것이 좋겠다. 어떻게 결론이 날지 알 수 없지만 작가의 태도가 진실에 기초해서 진심을 담아 이뤄진다면 좋은 결론이 날 것이라고 믿는다. 누구도 서로 미워하지 않도록 하고, 범죄 행위인 표절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주의하도록 노력하는 계기로 활용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