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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사는 이야기

태양광 발전 설치 결산_141106, 목

보자, 작년 말부터 검토했으니 꼭 1년이 된 일이다. 시골에서 드물게 무려 650만원이 투자된 대형 사업이다. 집 짓고 땅 사는 일 말고 무일농원에 이렇게 큰 돈 들어갈 일은 없으니 정말 중요한 사업이었다. 그 사업의 중요성과 타당성은 충분하고도 유용했는데, 역시 또 삐꺽거렸다.

 

발전은 잘 일어나고 있고, 약 5개월 동안 단 한 번의 고장도 없이 잘 발전이 일어나고 있다. 6월 10일의 대형 우박에도 이상없이 작동하는 것을 보면 제대로 된 친환경 발전시설이다. 전기요금은 한 푼도 내지를 않는데, 사용한 전기량을 요금으로 환산하여 부과되는 부가세(6,600원)와 전기기본요금이 6천원(기본요금 1,000원 + 전력기금 2,500원 + TV 수신료 2,500원) 정도 부과되었다. 부가세를 역산해 보면, 우리가 사용한 전기 요금이 되는데, 지난 8월에 66,000원이었다. 또한  3개월 간의 발전량을 보았더니, 424kw, 223kw, 181kw 등 매우 편차가 크다. 날씨에 따라 발전량의 차이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매월 이런 정도의 전기를 사용하게 되면 시설비 495만원과 장비비 116만원, 계량기 교체비 8만원 등 총 619만원을 투자했다. 8월의 전기요금을 기준으로 보면 약 94개월(7년 10개월)이 되어야 회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3개월의 발전량을 평균해서 나온 276kw를 연중 월평균 발전량으로 보면 월평균 발전수익은 4만원이 되는데, 이를 투자비용으로 나눠보면 154개월이 나온다. 그러나 발전수익은 누진요금이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발전외 기본사용량이 100kw만 된다고 하더라도 전기요금은 7만원에 육박하게 되어 8월의 전기요금을 기준으로 한 계산과 비슷하게 나온다. 

 

결론은 이렇다. 총 619만원을 투자해서 매월 66,000원을 회수하는데 총 94개월이 걸린다. 그 후로는 투자비 없이 매월 66,000원이 남는 것이다. 발전시설을 잘 사용하면 30년도 쓸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하고 중간에 일부 부품만 교체해서 사용하면 된다. 그러니 환갑이 지날 때부터는 이 시설로 돈을 벌면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전기온수기와 전기레인지, 전기온수매트, 그리고 원적외석 히터와 에어컨 사용이 매우 자유로워졌다. 한 겨울을 지내 보아야 보다 정확한 투자비 회수 계획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태양광 발전으로는 겨울철 난방은 불가능하다. 원적외선 히터로 부분 난방이 가능하고, 잠을 잘 때 사용하는 온수매트 정도를 감당할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아침 저녁으로 두 시간 정도는 등유 보일러를 사용해야 한다.

 

태양광 발전을 설치하기 위해 농민신문에 난 광고를 보고 갑업체를 접촉했다. 실수였다. 정부의 지침대로 정부공인 업체 서너 곳을 불러서 제대로 견적을 받았어야 했었다. 광고를 낸 업체는 에너지 관리공단 등록업체가 아니었다. 등록업체의 이름만 빌료 공사를 진행하는 기업이었다. 이 업체의 묘한 술수에 휘말려 제대로 된 견적서 한 장 받아보지 못하고 일을 진행하게 되었다. 참으로 교묘하고도 대담한 수법이었다.

 

등록업체들로부터 견적을 받지 못한 또다른 이유는 그들의 애매한 태도 때문이기도 했다. 서너 군데를 접촉해서 전화를 했는데, 사업을 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적극성이 없어 보였다. 경쟁견적을 통해 공사를 수주할 의지가 없이 위와 같은 비등록업체들의 술수 뒤에 숨어서 편안하게 자기 이익을 챙기는 방식이 더 좋은 것처럼 보였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도 어쨋든 이들로부터 견적을 받고, 갑업체에게도 정확하게 견적을 받아야 했었다. 만일 태양열을 다시 추진하게 된다면 정확하게 일처리를 해 보아야겠다.

 

갑업체는 처음에 설명하러 와서는 음성군 보조금이 200만원이고 정부보조금도 있어서 자부담 450만원이면 튼튼하고 깔끔한 태양광 설비를 가질 수 있다고 두 분을 설득하셨다. 묘하게도 무일이 농원을 비우는 날만 찾아와서 두 분에게 설명을 하고 계약까지 하고 갔다. 정말 대단한 어른 등치기다. 눈뜨고 당했다. 그런데, 군에 확인을 해 보았더니 보조금은 150만원이고, 한 번도 변경된 적이 없다고 한다. 갑업체는 이러한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초기 투자비용이 적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보조금을 과장한 것이다. 게다가 살짝 이런 말도 덧붙여 설명했다. 지자체 마다 보조금은 다르다고.

 

갑의 영업사원에게 전화를 걸어 따졌다. 돌려줄 수 없다고 한다. 본사에 전화를 걸어 따졌다. 추가 공사비 30만원을 뺀 20만원만 돌려 주겠다고 한다. 에너지관리공단에 항의하겠다고 통보하고 전화를 끊었다. 가만히 생각을 해 보았다. 공단은 계약을 제대로 못했으니 업체와 적당하게 합의를 보라고 할 것이다. 군에 확인을 해 보았더니 태양광 설비 공사는 보통 800만원에서 900만원이 든다고 한다. 우리는 자부답 650만원에 국비 282만원과 추가 공사비 30만원을 더해 962만원이다. 음, 완전히 당했구나. 다시 갑의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차피 공단에서도 우리 둘이 합의를 보라고 할 것이다. 괜히 시간 낭비 하지 말고 좋게 해결하자.

 

추가공사비 30만원의 내역이라는 것이 말뚝 네 개에 시멘트 붓는 작업인데, 너무 과하다. 15만원만 인정할테니 35만원 입금해라. 갑의 사장은 25만원은 인정해 줘야 한다고 못 박는다. 아, 결국 돈 문제로 전락해 버렸구나. 한심한 기업에 걸려서 이렇게 당하다니. 어쩔 수 없었다. 결국 450만원이어야 할 공사비는 495만원이 되어버렸다. 졌다. 이런 식으로 시민들을 곤란하게 만드는 사업구조에서 과연 이 업체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리고 더욱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우리 나라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제대로 성장할 수 있을까. 절대로 불가능하다. 거짓과 억지와 명의 빌리기가 횡행하는 상황에서 무엇이 이루어지겠는가. 공단의 검수는 제대로 이루어졌을까. 그것이라도 제대로 이루어졌기를 기대한다. 조용히 살고 싶은데, 불가능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