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모두들 잘 일어났다. 일단 침구 정리를 잘 해서 바람이 덜 들어오게 했고, 기온도 다소 올라서 찬 기운이 덜 들어온다. 다만, 침대가 다소 작아서 우주신의 발이 자꾸 침대 밖으로 삐져 나온다. 그리미는 일어나자마자 짐정리를 시작한다. 침낭도 개고 가방의 문도 닫고. 부메랑의 미지근한 물 샤워에 계속 고전하고 있는 우주신이 그리미에 이어 샤워를 하러 들어간다. 오늘은 네 가족 모두 뜨거운 물로 샤워를 잘 끝냈다. 조금 천천히 움직이자고 해도 배가 고프다고 밥 먹으러 가자고 한다. 어제 저녁 버섯누룽지탕에 밥까지 닥닥 긁어 먹었는데도 벌써 배가 고프다는 것이다. 그래 올라가자.
아침 식사는 어제와 똑같이 매우 간소하다. 지나치게 많이 먹어서 병이 많은 현대인들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일단 맛있게 먹고 누가 토마토를 추가로 주문할 것인가를 놓고 가위바위보를 했다. 천재가 걸렸다. 금방 또 다 먹었다. 이번에는 빵과 차이를 누가 주문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이에 그리미가 가서 다 주문하고 돌아왔다. 그리미가 최고야. 솔선수범.
어제 밤에는 잘 잤느냐고 묻는다. 뜨거운 물도 잠도 잘 잤다고 했다. 약간 춥기는 했다고 했더니 전 지역의 날씨가 너무 추워서 모든 호텔들이 마찬가지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그래도 낮에 돌아다닐 때는 해가 쨍쨍해서 좋았다. 밤이야 좀 추우면 어떤가. 머리는 차고 발이 따뜻하면 건강에 좋다고 하지 않는가.
숙소 앞의 에페스 박물관으로 갔다. 리노베이션 공사 때문에 쉰다고 한다. 어째 이번 여행은 박물관과 인연이 아닌 모양이다.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한 두 가지 보기 위해서 넓은 박물관을 도는 것은 매우 피곤한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유물의 망가진 모습에서는 역사의 따스한 숨결을 느껴야 한다고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 자연 속의 유물은 좀 다르지만 말이다.
성요한 성당과 이사베이자미, 셀축 성을 보러 언덕을 오른다. 바로 앞에 톨가 촙시스집이 있다. 있다가 점심을 먹으면 되겠군. 언덕을 오르는데 날씨가 썩 좋지를 않으니 흥은 나지 않는다. 그리미가 우산이 둥둥 뜨는 마술을 선보인다. 훌륭하다. 성요한 성당은 8리라의 입장료를 받고 성은 문이 닫혀 있다고 한다. 다들 보고 싶지 않다고 해서 정문에서 기념사진만 찍고 되돌아 나왔다. 조상님들은 잘 모시는데 신앙심은 약간 부족한 가족이다.
언덕을 돌아 내려가니 성벽도 보이고 자미도 예쁘게 자리잡고 있다. 1350년 경에 지어진 자미니 800년 가까이 되었는데도 잘 보존이 되어있다. 자미 안에 들어가서 내 자신을 잘 다스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도했다. 우리 가족 모두의 건강을 빌며 절도 여러 번 했다. 그리미의 하얀 스카프 쓴 모습이 이뻤는데, 자미 안이라서 사진을 찍지 못했다. 기도를 마치고 방명록에 서명을 했다. 한글과 영문으로 멋있게 써 놓고 사진도 찍었다. 훌륭하다. 대단한 사람이 된 기분이다.
멋있게 국영문으로 쓴 것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천재에게 확인을 받지 않고 막 쓰다가 그만 기도한다고 쓸 것을 논다고 써 놓았다. 마음 넓은 터키인들이 아니었으면 한심한 한국인이라고 혀를 찼을 것이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았더니 자미에서는 놀아도 된다. 실수였지만 큰 실수는 아니었다. 기도와 놀이의 통일이다.
자미를 돌아 다시 마을로 내려가서 세계 7대 불가사의라는 아르테미스 신전을 향해 갔다. 오래된 동전을 사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계속 받았다. 한 사람으로부터. 웃으며 계속 안 사겠다고 했다. 가난한 가족을 꾸려가야 하는 그의 어깨가 자꾸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그의 표정은 밝았다. 비굴하지도 않았다.
가는 길에 길 위에 그리스 기둥이 눕혀져 있었는데 벤치로 사용되고 있었다. 사자 기둥도 하나 있었는데, 유물인 줄 알았더니 모조품인 모양이다. 계속 똑같은 것들이 세워져 있다. 멀리 에베소 식당은 한정식을 팔고 간판도 한글이다. 어디 가나 한국말이 통하니 터키 여행은 참 편안하다. 아주 못된 사람만 피하면 될 것 같다. 아르테미스 신전에는 기둥 하나 달랑 남아 있었다. 저 언덕 위의 자미와 성, 교회가 없었다면 이 신전터의 사진은 그저 풀밭에 불과했을 것이다.
신전 앞 가로수 나무 아래에서 나물 캐는 할머니의 손길이 한가롭다. 이 겨울에.
쿠샤다스를 갈 것인지 부르사로 낮 버스를 타고 이동할 것인지 의견을 물었다. 그리미는 낮에 이동하자고 하고 남자 셋은 숙박비도 절약하고 한 군데 도시를 더 보자고 했다. 어째 박씨 집안의 피는 이리도 경제적인가. 부메랑을 나오는 길에 빗물에 젖은 대리석 위에서 가볍게 미끌어져 버리는 우주신. 오토가르 가는 길에 만난 남매는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한다.
오토가르에서 돌무쉬 시간을 물어 보니 30분 마다 있다고 한다. 일단 주변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톨가로 방향을 잡았다. 그러다가 꼭 그 집을 갈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관공서 같은 곳에 나와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 보았다. 말이 안 통하니 안에 있는 사람을 부른다. 여자 분이 나오셔서 남자 분들과 의논하시더니 남자분 한 분에게 직접 안내하라고 한다. 불과 20여 미터. 그 마음이 고맙다.
메뉴는 단 두 가지다. 촙시스와 괴프테. 음료수와 샐러드가 포함된 모양이다. 애플티를 한 잔씩 시켜서 먹고 샐러드를 먹는데, 제법 맛이 독특하고 신선하다. 메인 메뉴는 미트볼과 꼬치 구이다. 두 가지 모두 태우지 않고 잘 구워서 가지고 왔다. 맛있게 잘 먹었다. 이 정도면 15리라는 받겠지 생각했는데, 1인당 8리라라고 한다. 고마운 분들이다. 이름을 모르겠다. 성요한교회를 등지고 오토가르를 바라보면서 왼쪽으로 50미터 정도만 가면 길거리에 접해 있는 간이 식당이다. 유료인 반지하 화장실이 바로 옆에 있다. 안쪽으로 테이블도 4개 있어서 추울 때는 안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 우리는 비가 살짝 내리고 있어서 안에서 먹었다.
뿌듯하게 식사를 마치고 돌무쉬를 타러 다시 오토가르로 왔다. 돌무쉬는 10분 이상을 더 기다렸다가 출발한다. 1인당 5리라(합계 20리라)를 지불했다. 에페스 입구를 지나서 좌회전을 하더니 에게해를 향해 언덕을 하나 넘는다. 20km 정도 된다고 하니까 제법 차를 탄 기분이 난다. 가방을 옮길 때는 비가 오지 않더니 차 속에 편안하게 앉아 있으니 빗방울이 제법 굵게 내린다. 그래, 지금 많이 내리고 우리가 걷는 동안에는 비만 내리지 말아라.
언덕을 내려오면서 보는 쿠샤다스는 제법 큰 도시여서 호텔도 큰 호텔들이 많았고 언덕 위에는 하얗고 예쁜 집들도 많았다. 생전 처음으로 에게해를 만난다. 그리스 도시 국가들의 꿈과 희망을 펴게도 하고 좌절시키기도 한 바다다. 이곳도 모두 그리스인의 도시였다. 돌무쉬가 복잡한 시내 한 복판에 서더니 센트룸이라고 하면서 내리라고 한다. 돌아갈 때도 이곳에서 다시 타라고 알려준다. 어떻게? “return here”
시장이 열려 있었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어서 정신이 없었다. 일단 가지고 있던 현금이 거의 소진되었다. 그리미가 가지고 있던 비상금 100리라를 챙겨서 시내 구경을 하면서 시티은행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천재가 제안한 인포메이션 데스크를 찾아 나섰다. 항구 쪽으로 쭈욱 내려가면 된다고 한다. 인포를 찾다가 케르반사라이 호텔을 발견했다. 옛날 대상들의 숙소를 복원해서 호텔과 레스토랑으로 쓴다는 곳. 굉장히 고급으로 알았는데, 막상 가격을 물어보니 겨울철이 비수기라서 3사람이 55유로라고 한다. 만약 자려고 맘 먹었다면 천재가 협상력을 발휘해서 50유로면 충분히 우리 네 사람의 침실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역시 겨울철 여행은 이런 묘미가 있다.
인포에서는 귀베르진 성이 공사를 위해 문을 닫았다고 한다. 오래된 자미와 케르반사라이가 볼 만한 곳이고 바자르도 괜찮다고 소개해 줬다. 멀리 귀나이든 성이 보인다.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해서 발길을 돌려 몇 십 미터를 이동했는데 왠지 그곳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었다. 그리미와 아이들은 반대라서 가위바위보로 결정하기로 했다. 무일이 이겼다. 우주신이 산책길이 없을테니 내기를 하자고 한다. 5리라 내기. 만원 내기로 하자니까 싫다고 한다. 산책길이 성벽을 따라 경치를 볼 수 있는 산책길이어야만 한다고 냉정하게 개념 규정을 한다. 항구의 연장이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지독한 아들놈이다. 좋다.
에게해는 참 깨끗했다. 날이 좋지 않아서 멀리 더 푸른 바다를 볼 수 없었지만 오염원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이곳은 정말 깨끗했다. 성벽을 따라 산책길이 약 1미터의 폭으로 조성되어 있었다. 왼쪽으로는 절벽 오른쪽으로는 바다로 바로 떨어지는 좁은 산책로라 바람이 심하거나 길이 미끄러우면 위험했겠지만 지금은 걷기에 좋았다. 뒤로 돌아 쿠샤다스 언덕의 집들과 항구를 바라보니 아늑하다. 우주신으로부터 5리라를 챙겨서 지갑에 넣고 아까부터 생각해 둔 이벤트를 추진했다.
원래 계획은 에게해에서 수영을 하는 것이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해는 제대로 얼굴을 내밀어 주지 않았다. 결국 세족식으로 방향을 바꿨다. 마침 걸어 오면서 보니 바다가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아무도 같이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거룩한 의식을 위해 두 명은 사진사가 되고 한 명은 동영상 촬영 기사가 되어 주겠다고 한다. 에게해는 참 따뜻했다.
이제 시티은행을 찾아 나선다. 해변을 따라 한없이 가다 보면 나올 것이라고 한다. 한 20분을 걸었을까? 작은 시티은행 ATM이 보인다. 그리미가 본인의 계좌에서 국민은행 카드로 아무리 인출을 하려고 되지 않았는데, 아마도 ADVANCE 라고 하는 것이 현금 서비스인 모양이다. 해외 현금 서비스를 제로로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참 잘했다. 국민은행과 현금인출이 가능한 은행은 잠시 후에 나오는 터키은행인 모양이다. WITHDRAWL이 뜬다. 이 돈 다 쓰고 나면 한 번 인출해 보아야겠다.
현금 인출을 끝내고 돌아서는데 20년 후배이면서 현재 외교관을 하고 있는 참한 처자의 가족이 ATM을 찾아 왔다. 귀베르진성에서 만나고 다시 만나니 구면이 되어 인사를 했는데 선후배 사이라니 참 반갑다. 주변 인맥 조사 간단히 하고 서로의 여행 일정을 격려하고 헤어졌다. 언젠가 다시 만나면 지금보다 더 반가울 것이다. 외교관을 자식으로 둔 부모는 참 자랑스러운 모양이다. 대학생이 되는 아들을 둔 무일도 자랑스럽다.
이제 돌무쉬를 타고 셀축의 우리 동네로 돌아가야 한다. 벌써 사흘이 되어가니 셀축이 우리 동네고 쿠샤다스는 남의 동네 같다. 돌아오는 길에 향기로운 작은 꽃을 파는 청년을 만났다. 저것을 팔아서 얼마나 벌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가격을 물었더니 한 다발에 2리라 3다발에 5리라라고 한다. 한 다발을 사고 기념 촬영을 했다. 참 유쾌한 청년이다. 가족들에게 왠 동양 친구가 한 다발을 샀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그리미도 좋아하고 우리 가족을 둘러 싼 터키인들이 잘 했다고 칭찬을 한다. 어떻게 아느냐고? 무일을 보고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려 주었다.
시장을 거쳐 가야 한다. 거의 파장이 되어가는 시장은 막바지 거래로 목소리가 높다. 절로 흥이 난다. 제일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올리브 오일. 생선을 튀겨 먹거나 계란 후라이를 해 먹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다. 그동안 슈퍼에서는 큰 병만 있어서 사지 못했는데, 이곳에는 1리라짜리 작은 병을 판다. 비누도 하나 샀다. 올리브유로 만든 것이란다. 역시 1리라다.
두 번째는 지나가던 터키 아가씨들이다. 아까부터 우리 가족을 보며 계속 신기한 듯이 웃음을 보냈다고 한다. 워낙 여자 보기를 돌같이 하는 무일인지라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고 있었는데, 비누를 사고 돌아서는데 길을 막고 계속 웃고 있다. 인사를 하고 그리미와 함께 사진을 찍자고 했더니 좋다고 한다. 잠시 즐거운 웃음을 나눌 수 있었다.
세 번째는 귤이다. 1키로에 2리라인 귤은 먹음직스럽다. 맛보기로 주는 것 하나를 먹어 보았는데, 참 달고 시원하다. 버스 안에서 간식으로 먹어야겠다. 네 번째는 말린 과일들. 이것저것 마구 먹어보고 무화과와 헤이즐넛을 샀다. 각각 300그램씩인데 10리라다. 꽤 비쌌다. 마지막으로는 생오렌지 쥬스. 작은 컵은 1리라, 큰 컶은 2리라. 그동안 날이 아주 좋아서 오렌지 쥬스를 사 먹을 틈이 없었는데, 점심 먹고 계속 걷다 보니 피곤해서 단 것이 먹고 싶었다. 2리라를 주고 산 귤도 정신없이 먹었다. 쥬스도 신맛이 전혀 없이 아주 개운하게 목을 넘어간다. 한 컵으로 네 식구가 나눠 먹었는데도 충분하고도 좋았다.
우리가 타자마자 돌무쉬가 출발한다. 가자, 우리 동네로.
우리는 문제가 생기면 첫 날 버스표를 예약한 카밀코치의 아저씨에게로 간다. 그는 우리의 모든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 버스표도 무려 8리라를 할인해 줬다. 그가 할인해 준 8리라로 셀축의 음식점에서 팁도 주고 적선도 하고 기부도 했다. 오쿠무스 피데집을 찾고 있는데, 맛있는 집이냐고 물었다. 바로 뒤에 있고 매우 맛있는 집이라고 했다. 안심하고 갔다.
서민들이 이용할 만한 장식이 전혀 없는 소박한 피데 살롱이다. 사진 찍어도 되냐고 했더니 자연스럽게 멋진 포즈도 취해 주었다. 버섯, 혼합, 계란 피데를 주문하고 차이와 샐러드도 추가했다. 피데는 양도 많고 뜨거웠다. 좋았다. 약간 질겨서 씹는 운동이 필요하기는 했지만 훌륭했다. 식당에 한국 여행객을 비롯한 많은 여행객들이 칭찬의 말을 남겨 두었다.
식당을 나오는데 한국 학생 두 명이 그리미에게 “Can you speak English?“ 한다. 그리미는 단번에 알아보고는 한국말을 해 버린다. 이곳에서는 어디를 가야하고 카파도키아는 어떤지를 물어 보기에 우리가 알고 있는데로 대답해 주었다. 숙소는 어제 우리가 검토했던 노부부가 운영하는 숙소. 깨끗하고 저렴한 곳이라서 좋다고 말해 주었다. 서로의 즐거운 여행을 빌며 헤어졌다. 이렇게 보면 이곳에서 만난 남학생들은 참 착하고 순박하며 동정심이 많다. 거절을 잘 못해서 터키 사람들 장사를 잘 시켜준다. 좋은 일이다. 큰 사기만 당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제 마지막 일정은 무료 인터넷이 되는 카페를 찾는 일. 다시 카밀코치 아저씨에게로 갔다. 정확하게 어느 집이 무료 인터넷이 되는지를 모르겠지만 뒤쪽 거리로 나가면 카페들이 있으니 그곳에 가서 물어보면 될 것이라고 한다. 과연 그랬다. 맥주와 커피를 파는 ‘CAFE & BAR’란 간판이 붙어 있었는데, 아가씨가 심심하게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와이파이 되냐고 물었더니 그렇단다.
일단 화장실을 이용해 주고 커피 두 잔과 핫쵸코 두 잔을 시켰다. 이제부터 책도 보고 인터넷도 하면서 놀기만 하면 된다. 다시 오토갈로 가서 책과 일기장을 가져 왔다. 우주신은 정석을 풀고, 천재는 책을 읽고, 그리미는 일기를 쓰고, 무일은 인터넷을 한다. 오래오래 앉아서 셀축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노트북 배터리가 방전되어서 충전할 수 없겠냐고 물었더니 멀티 플러그를 가져다가 연결해 준다. 부르사의 숙소를 알아보려고 booking.com을 검색했는데 전혀 최소 200리라가 넘었다. 음, 대도시가 다르군. 다시 tripadvisor를 검색해 보았는데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이제는 현지에 도착해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 협상을 하거나 찾거나. 카페에서 너무 오래 놀다보니 미안해서 결국 에페스 생맥주 한 잔을 더 마셨다. 버스 타고 가는 길에 화장실 사건이 다시 한 번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너무 편안한 시간을 보내게 해 준 카페에 고마워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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