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행 비행기표를 예약했다. 처제들로부터 루프트한자와 아랍에미레이트 항공에서 할인 행사를 한다는 연락을 받고 여행 계획 수립에 첫 발을 내밀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여행 방법을 가지고 고민했다.
첫 번째 안은 에어버스로 운행하는 아랍에미레이트 항공의 편안함을 맛보며 터키를 여행하고 돌아오는 길에 두바이에서 사막 여행을 하는 것이다. 외교관으로 근무하는 친척분이 계셔서 그분을 만나는 것도 중요한 일정이 될 것이다. 천재아들에게 외교관이 해외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를 볼 수 있게 해 주고 싶기 때문이다. 기본 항공료가 500만원이 든다.
두 번째 안은 베를린으로 들어가서 터키여행을 하는 것이다. 독일을 많이 다녔지만 핵심 도시인 베를린을 보지 못한 아쉬움과 좋은 미술관과 박물관이 많아서 욕심이 나는 여행이다. 터키는 저가 항공을 이용하면 큰 돈을 들이지 않고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았다. 유럽까지 360만원이면 가는 것이기 때문에 첫 발을 떼는 부담이 적어서 좋은 안이었다. 다만, 독일의 겨울은 정말 추워서 쉽게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또한, 두바이를 들르지 못하는 것도 아쉬움이다.
세 번째로 검토한 것은 자동차를 빌려서 여행을 할 것이냐 버스로 여행할 것이냐를 결정해야 했다. 렌트를 하면 좋은 점은, 4명이 함께 움직이는 것이므로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짐을 들고 버스 정류장으로 돌무쉬로 택시로 우왕좌왕하는 복잡하고 긴장되는 부분을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진짜 배낭여행이라는 생각은 드는데, 아무래도 효율을 추구하는 우리 가족의 속성에는 자동차 여행이 맞다. 터키 장거리 버스가 좋다고 해서 이용해 보고도 싶었다. 그러나, 여행사에 알아보니 우리나라 우등버스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결국 야간에 편하게 잠을 자며 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깨져 버려 자동차를 선택하게 되었다.
일단 큰 틀에서 이 정도를 생각하고 여행기간을 잡아 보았는데, 12월 31에 출발해서 1월 28일에 돌아오는 비행기가 저렴했다. 터키항공을 알아보지 않은 것은 잘못이 아니었나 싶었는데, 화요일에 확인해 보니 4,960 유로로 매우 비싸다. 항공료를 결제하고 났더니 정말로 그리미가 꿈에 그리던 터키여행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무일은 기쁘면서 두려운 마음도 든다. 나이가 들면서 외국 여행을 하는 것이 은근히 겁이 나기 시작했다. 영어가 잘 들리지 않는 것도 그렇고, 좋은 호텔이나 음식을 먹지 못하고 언제나 검소하게 다니는 여행이 힘이 들기 때문이다. 모든 일을 스스로 알아서 처리해야 하는 것도 힘들고, 서로를 잘 배려하다가도 긴장감 때문에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아픈 기억들도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자꾸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방랑 본능 때문인 모양이다. 이번에는 정말 다툼 없이 잘 다녀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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