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이야기/사는 이야기

침대 위의 대화 - 누구를 위한 결정인가?

지난 십여년을 온전히 네가족이 행복하게 지내다가

무일이 충북 음성군 금왕읍 구계리로 내려가게 되니

졸지에 일주일의 절반은 이산가족이 되게 생겼다.

그래서 가족의 행복을 위해 대책을 세우다 보니,
천재아들은 내년에 대학 기숙사로 들어가고,
우주신은 부천을 떠나 안성으로 이사하여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우주신의 의견을 물었다.

"아빠만을 위한 결정이네"

사실 그렇다. 아내가 필요한 나를 중심으로 가
족을 배치하다 보니,

대학생은 이제 독립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핑계로 기숙사에 집어 넣고,

작은 아들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기숙고등학교나 시골학교로 입학시키려는

무일의 꼼수가 그만 들켜버린 것이다.

"그래 내가 출퇴근하지 뭐!"



애들이 커 버리니 뜻대로 하기도 어렵다.


그렇게 결정을 하고 6개월을 출퇴근을 해 보니

지난 20여년을 한 집안에서 뭉개던 일이 그리워서

용인이나 양지에 집을 구하는 문제를 제기했다.


우주신은 용인에 있는 태성고등학교가 전통 있는 학교이니 좋고,

천재는 양지에서 시외버스를 타면 남부터미널까지 40분이면 도착하고,

그리미와 무일은 차를 타고 가다가 죽산에서 헤어지면,

문제 없이 함께 살면서 출퇴근이 가능한 구조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 이제는 되었구나 했더니,

이번에는 그리미가 이렇게 말한다.


"온 식구가 출퇴근을 멀리 해야 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겠는데"


무일과 함께 하기 위해 온 식구가 출퇴근을 해야 하는구만.


"알았어, 일단 나 혼자 출퇴근 해 볼께"


아이들을 힘들게 하면 엄마가 가만 있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미쳐 생각하지 못했구나.









P 무일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