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창밖을 내다 보니 바다 안개가 짙게 끼어 있다.
이런 날씨 너무 좋다. 아름다운 경치는 제대로 볼 수 없겠지만.
아침 식사는 여유있게 여덟시부터.
보온도시락통을 들고 올라가서 매니저에게 여기에 볶음밥을 담아 가도 되겠느냐고 물었더니 좋다고 한다.
볶음밥이 뜨겁지는 않았지만 맛있어 보인다. 꼭꼭 눌러 담아서 두 사람이 충분히 먹을 수 있게 했다.
과일에서부터 볶음밥, 딤섬까지 여러가지를 배부르게 먹었다. 커피도 괜찮은 맛이었다. 밀크커피로 타서 마셨다.
친구는 계란과 귤을 챙겼다. 6천원의 기즐이다.
칭따오 기차역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라오런 기차표를 끊었다. 거저다.
개찰구에서 여권을 보여 주면 정확하게 확인하고 = 생일날자가 지났는지 확인하고 라오런피아오를 준다.
60세가 넘지 않으면, 알리나 위쳇페이를 찍어야 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뱀은 한달에 한번 허물을 벗으며 크다가
1년에 두세차례만 허물을 벗으며 살다가
허물을 벗을 힘이 없어지면,
마침내 허물에 갇혀 죽음에 이른다.
새로움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죽는다.

칭다오기차역에서 4호선 다허동 디티에쩐까지 80분 걸렸다.
오늘 저녁에 카톡 세미나를 하기로 했는데 다 읽지 못한 책을 읽을 시간이 되었다.
처음에만 집중하느라 힘들었고, 이어폰을 끼고 소음을 줄이자 대체로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다허동디티에쩐 A출구로 나오자 바로 매표소가 보인다. 라오런 5명 거저로 입장권을 받고, 젊은이 한 사람은 반표를 샀다. 중국으로 온 비행기 표를 보여주면, 확인하고 할인을 해 준다. 입장권에는 버스표가 포함되어 있다.
고속전철은 학생만 깎아주고 라오런은 깎아주지 않는다.
버스를 타고 깎아지른 벼랑길을 15분에서 20분 올라간다. 온통 바위산이고, 중간중간 신선들의 동상이 서 있고,
개나리와 벚꽃-진달래가 피어 있다. 케이블카역에 도착했다. 이곳부터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어서 걸어서 올라갈수도 있지만, 타이샨 1545m를 올라야하기 때문에 참기로 했다. 그러나 결론을 말하자면, 타이샨을 먼저 보고 라오샨을 보는게 좋고, 몸조절을 위해 타이샨도 케이블이나 버스를 이용하는게 좋다.
라오샨은 수락산과 북한산을 합쳐 놓은 아름다움이다. 케이블카를 타는 입구에서 반값으로 케이블카 피아오를 끊었다.
여섯명이 한차를 탔다. 케이블카가 바람에 흔들린다.
바위마루들이 구름속으로 사라졌다가 나타난다.
케이블카에서 내리자마자 멋진 경치들이 좌악펼쳐진다. 계단과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그렇지만 어렵지 않다. 20cm 정도의 낮은 돌계단으로 끊임없이 이어져 있기 때문에 오르기가 편하다.
돌 계단은 예나 지금이나 노동자들이 만들었다. 야만의 시대에는 오직 귀족과 황제들을 위한 길이었다. 지금은 모두를 위한 길이다. 나는 이 돌계단이 민주정치-평화-평등의 시대를 나타낸다고 본다. 사피엔스의 조상님들에게 중국 노동자 친구들에게 감사하며, 이 계단을 오르내릴것이다.



쥐펑은 쥐펑다웠다. 사람인듯 새인듯 불상인듯 온갖 것들이, 눈을 돌리는 곳마다 있다.
점심은 정말 여러 가지로 먹었다. 컵라면에 삶은 달걀을 집어넣어서 두 사람당 하나씩 먹었다. 호텔에서 싸준 볶음밥도 맛이 있었다. 2인분을 가져왔는데, 여섯명이 한숟갈씩 나눠먹었다. 길거리에서 산 빵과 호텔에서 가져 온 귤도 맛있었다. 너무 배가 부르게 잘 먹었다.
바람이 장난이 아니게 분다.
여행은 편안한 곳을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여행을 끝내고 나면,
힘들고 아팠는데도,
사랑과 배려와 우정과 자부심을 느끼며,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결국 여행은,
견딜수 있는 아픔들을,
익숙하거나 낯선사람들과 즐기기 위한 것이었다.









어제 이심 데이터를 이용해 맥북을 썼더니 2기가의 데이터가 날아간다.
호텔의 와이파이로 작업을 하려고 했더니,
한국 사이트들은 거의 들어갈수가 없다.
할수없이 추가데이터를 샀는데, 노느라고 일기를 쓰지 않았더니 데이터가 너무 많이 남았다.
앞으로는 귀찮더라도 1기가씩만 추가데이터를 사야겠다.
쥐펑길은 생각보다 힘이 들었다. 잘 쉬고 점심까지 먹었으니 그럴것이다.
4시간 정도 충분히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돌아봐야 한다.
안전하고 튼튼하게 만들어놓은 길도 너무 좋았다.
구름이 흘러가면 바위들과 이런저런 그림들을 만들어 주었고,
바람이 쎄게 불어서 가끔 멋진 하늘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바람때문에 케이블카가 멈췄다.
걸어서 내려가는것도 나쁘지 않았다.
내려오는 길에 같은길을 걸었던 친구와 인사를 나눴다.
지린성의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하는데, 혼자 놀러온 모양이다.
지린성이면 조선족이냐고 했더니 자기는 아니지만 주변 친구들이 온통 조선족이라고 한다.
과자와 과일을 나눠먹으며, 내려오는 길을 서로 기대고 힘을 내었다.




케이블카역에 거의 다다랐을때, 친구가 방송을 듣더니 케이블카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걸어가도 좋지만 케이블카를 타는게 더 좋았다. 친구와 사진을 한장 남기고 헤어졌다.
다허동쩐에서 디티에를 타고 대형복합몰인 믹스몰의 루위에 가서 농어찜으로 저녁을 먹기로 했다.
5시쯤 도착했으니까 일찍 갔는데, 5분 정도를 기다려서 입장할수 있었다. 아주 맛있었다.
저녁을 먹고 우리는 호텔로 돌아오고 친구들은 우스광장의 야경을 보러갔다.
오늘도 알차고 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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