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디가 인도의 근현대사를 다루었다. 이 이야기를 다시 읽어야할까? 아직 답을 찾지못했다. 처음에는 알수없는 이야기들로 가득찬 답답한 글때문에 읽기가 싫었고, 나중에는 뭔가 알겠는데 읽어야할지 알수 없었다. 인도에 대한 경멸이 담겨있는 것으로 읽혀졌기 때문이다.
왜 이 이야기가 답답하게 느껴질까?
인도의 역사와 문화를 알지 못해서다. 루시디나 인도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문제가 있었다. 인도의 땅이나 산이름, 도시이름, 사람이름, 명절, 음식 등 어느것 하나 제대로 알지못했다. 모든 말들이 처음 듣는 말이니 답답할수밖에 없다.
오래전부터 인디라 간디와 라지브 간디의 이야기를 들었었다. 그렇지만 인디라 간디가 비상사태 = 계엄을 선포하고 인도 민주정치를 말살하려 했던 사실은 알지 못했다. 쫓겨났던 인디라 간디가 또다시 수상이 되었다가 시크교도에게 죽임을 당했는데도 관심이 없었다.
더 답답한 것은, 인디라 간디와 라지브 간디는 마하트마 간디와 아무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붙은 간디는, 페루자 간디와 결혼한 네루의 딸이 인디라 간디가 된것에 지나지않는다. 페루자 간디는 마하트마 간디를 존경해서 Ghandy에서 Gandhi로 바꾼 네루의 부마일 뿐이지, 간디와는 아무런 혈연관계가 없는 사람이다. 인디라 간디도 라지브 간디도, 손녀딸인 소냐 간디도 페루자 간디의 후손일뿐이다. 네루와 간디의 집안은, 능력은 적고 권한만 많다.
인도는 영연방 체육대회에 참가한다. 영국에서 태어난 인도계의 리시 수낵이 영국의 수상이 되기도 했다. 식민모국에 비해 30배에 가까운 인구를 가졌으니, 인도가 영국을 뒤흔들수 있는 시대가 곧 오리라고 믿는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인도사람들은, 영국의 식민지배가 인도를 근대로 이끌었다고 믿는다. 배웠다는 사람들이 더 그렇다.
1600년부터 약 150년 동안은 동인도회사와 무역관계를 맺었고, 1750년부터 100여년 동안은 동인도회사가 벵골지방을 중심으로 징세권과 군대를 이용한 무력지배를 했다. 1857년 세포이항쟁 이후로는 영국여왕의 식민지로 전락했지만, 책임은 있으나 권한이 없는 꼭두각시같은 나라여야만 했다. 1차대전에 100만명이 넘는 인도인이 영국의 군대로 참여하여 10만명이 넘는 사상자를 냈는데도, 샛별처럼 나타난 간디는 영국으로부터 아무런 자치를 얻어내지 못했다. 간디의 하르탈=애도의 날은, 1919년 암리차르의 학살로 끝장나 버린다. 그런데도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배가 인도발전의 바탕이 되었다고 믿는 모양이다. 그러니 또 답답하다.
루시디는 이야기를 무신론자인 의사 할아버지로부터 시작한다. 할아버지는 근대를 대표하지만 할머니로 대표되는 봉건세력을 감동시키지 못해서 영원히 원장수녀로 남게 한다. 할아버지 아담은 누구와 왜 싸워야하는지를 알았지만, 그의 후손들은 인도의 문제 = 영국이 뿌려놓은 문제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영국이 지배력을 잃어가면서 힌두와 무슬림은 충돌한다. 인도아대륙의 분단으로 가는길은 '이유없는 죽임'의 과정이 쌓이고, '미워지는 일'이 쌓여야만 한다. 사람들이, 누구와 싸워야하는지를 몰라서 그런것은 아닐것이다. 삶은 너무 힘겹고, 가깝고 만만한 상대와 싸워서 얻고 싶었을 것이고, 서로 만만하다보니 싸움은 더욱 치열해졌으리라.
"이 해방은 부자들을 위한 해방일뿐이고, 가난한 사람들은 서로 파리떼처럼 죽일수밖에 없단 말이야. 펀잡에서도, 벵골에서도. 그저 폭동, 또 폭동, 빈민과 빈민의 싸움뿐이지. (중략) 지금 이순간에도 우리 동포들이 죽어간단 말이야. 우리도 맞서 싸워야 돼. 서로 싸우지 말고 누구와 싸워야 하는지 동포들한테 가르쳐줘야 한다고." (1권 228~9쪽)
'세상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다'는 그렇고 그런 말을 하면서, 루시디는 어물쩍 넘어간다. 더럽게도 추잡스런 인도를 돌볼 생각없이 길바닥에 팽개쳐버린다. 처음에 느낀 답답함과는 다른 답답함이 몰려왔다. 사람을 깔보고 사람으로 여기지않는 글들도 서슴지않고 써댄다. 루시디에게 하지못할 말은 없다. 사실을 바탕으로 인도를 밟아버린다.
"힌두놈들한테 걱정거리를 만들어주자! 침입자들을 산산조각으로 날려버리면 아무것도 안남아서 환생하고 싶어도 못하겠지. (중략) 그 깜둥이 놈들은 자기들이 알아서 하라고 내버려두자." (2권 106쪽)
루시디는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뒷배로 삼아, 인도를 똥구덩이에 밀어넣어버린다. 반드시 그렇다고 말할수는 없지만, 루시디의 말글에서 인도에 대한 한줌의 사랑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마음이 무겁고, 이 이야기를 다시 읽어야할지 모르겠다. 누군가 그렇지 않다라는 뚜렷한 실마리를 주지 않는한, 다시 읽기는 어려울 것이다.
좋다. 온갖 시끄러운 소리와 더러운 냄새를 피우는 인도를 알아보려는 마음이 더 거세어졌다. 그것만이 루시디의 이야기가 내게 심어준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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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쪽이 넘도록 읽었는데, 어렵고 답답하고 지루하다. 이야기와 정보가 쏟아지는데, 흥미로운 무엇이 없다. 왜 그럴까?
뭘 몰라서 그럴지도 모른다. 이런 이야기는 새롭고, 즐거워야하는데, 앞뒤로 이어지는 이야기들이 이런 훌륭한 글들을 잡아먹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부위별로 사랑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하지만 그 모든 부위가 하나로 통합된 후 그녀는 무시무시한 사람으로 탈바꿈하여 한평생을 그렇게 살았고 한평생 '원장수녀님'이라는 특이한 호칭으로 불렸다." (1권 93쪽)
이대로 가다가는 루시디의 말속에서 빠져죽고 말겠다. 정신 차리자.
뿌리없는 미움의 시대를 끝내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나서야 한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굉장한 용사들이군요! 다들 참 용감하십니다. 정말 대단해요! 겨우 오십명이 이렇게 무시무시한 괴물한테 덤벼들다니! 이거야 원, 여러분이 자랑스러워 가슴이 벅차네요. (중략) 꼭 사람을 죽여야 속이 시원하겠다면 임산부까지 한꺼번에 죽여서 여러분이 어떤분들인지 만천하에 보여주세요!" (1권 170쪽)
무슬림도 힌두도 같이 손잡고 영국제국주의에 맞서 싸웠다. 쇠기름과 돼지기름으로 포장한 탄약통으로 시작한 세포이 항쟁에서 무슬림과 힌두는 함께 싸웠다. 세포이항쟁을 진압하고 동인도회사의 통치(1600~1858)를 끝낸 영국은, 영국령 식민지로 인도를 다시 통치하기 시작했다. 영국은 무슬림과 힌두의 종교갈등을 이용하는 통치를 했다.
무굴제국의 6대황제 : 부하자사 bu h a ja s a
티무르의 손자 바부르(1526~1530) - 후마윤 - 악바르(1556~1605) - 자한기르 - 샤 자한 - 아우랑제브(1658~1707)
무굴제국 최전성기인 악바르대제때 영국의 동인도회사가 벵골에 만들어졌다(1600년). 동인도회사는 무굴제국의 전성기가 끝난 시점에서 실제로 인도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인도인들로 만들어진 군대 세포이들이 그들의 용병이었다.
영국으로부터 해방되어 독립을 맞이하는 인도에서 무슬림과 힌두가 죽음의 싸움을 치른다. 알리 진나도 간디도 네루도 이 끔찍한 싸움을 막아내지 못했다. 죽음을 이어나가느니 분리독립하자. 이것만이 대안이었다. 거대한 인도가, 원래부터 지방의 맹주(마하라자)들이 드글거렸던 인도가, 꼭 하나가 되어야만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분단으로 가는길은 '이유없는 죽임'의 과정이 쌓이고, '미워지는 일'이 쌓여야만 한다. 사람들이, 누구와 싸워야하는지를 몰라서 그런것은 아닐것이다. 삶은 너무 힘겹고, 가깝고 만만한 상대와 싸워서 얻고 싶었을 것이고, 서로 만만하다보니 싸움은 더욱 치열해졌으리라.
우리나라에서 이런 폭동들은 왜 사라졌을까?
끔찍한 경험을 너무 많이했기 때문이다. 죽고 다치고 헤어진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더이상 그런 아픔을 겪기 원하지 않는다. 뒤이어 나라는 너무 작고, 배운 사람들과 가진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다.
우리나라에서 폭동은 완전히 사라졌을까?
끔찍한 경험을 한 세대들이 거의 다 사라졌다. 죽고 다치고 헤어진 사람들도 거의 사라졌다. 죽고 죽여야하는 사람들의 고통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 나라는 작고 배운사람들과 가진사람들이 많지만, 민주정이 망가지고 아주 많이 가난해지면, 폭동은 언제든지 일어날수도 있을것이다. 살기위해 죽임도 꺼려하지 않는 사룸, 그것이 사람이다.
"이 해방은 부자들을 위한 해방일뿐이고, 가난한 사람들은 서로 파리떼처럼 죽일수밖에 없단 말이야. 펀잡에서도, 벵골에서도. 그저 폭동, 또 폭동, 빈민과 빈민의 싸움뿐이지. (중략) 지금 이순간에도 우리 동포들이 죽어간단 말이야. 우리도 맞서 싸워야 돼. 서로 싸우지 말고 누구와 싸워야 하는지 동포들한테 가르쳐줘야 한다고." (1권 228~9쪽)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다. 삶은. 대단하기도 하다. 엄청난 세포분열의 결과인데, 되어가는 사이에 커다란 문제없이 잘 만들어왔다.
"누구나 한번은 태어나잖아요. 그렇게 대단한 일은 아니라고요." (1권 260쪽)
아, 부커상에 빛나는 이 책을 읽어내야만 한다. 대구 간송미술관에서 본 금강산이 김진우의 글이 생각난다.
마비마든 = 마음을 비우면 더큰마음이 든다 = 虛心豐德
생각을 갖고 세상과 마주하는 것이 옳다. 그렇지만 생각을 그릇된 길로 빠지지않게 하기 위해서는 마비마든 = 虛心豐德의 마음으로 듣고 읽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한다.
이런 이야기에서 뭘 느끼라는 것일까? 아버지를 비웃는것도 같고, 그냥 웃기려는 것같기도 하고. 갈피를 잡을수가 없다.
큰틀에서 보자면, 인도독립과정에서 나타나는 온갖 엉터리같은 일들을 이야기하는것이다. 가치판단은 없고, 인도는 그렇다는 이야기다. 어찌할수없는 힘에 따라서 인도는 독립했고 지금에 이르렀다.
그런 온갖 이야기들을 전부 들어보시라. 그냥 다른나라들과는 너무나 많이 다른 이야기다.
"아버지는 그렇게 백인으로 탈바꿈한 것이 걱정스럽다는듯 병원에도 가보고 온갖 수선을 떨었지만 의사들이 문제의 원인을 설명하지도 못하고 치료법도 내놓지 못하자 내심 기뻐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유럽인의 피부색을 부러워했기 때문이다. (중략) 멋있는 사람들은 한꺼풀만 벗기면 다 백인이죠. 나는 인도인 흉내를 그만뒀을 뿐이에요
(중략) 나는 인도전역에서 훌륭한 인도인 사업가들을 종종 만나보았는데, 경제를 발전시키는데 중점을 둔 제1차 5개년 계획 덕분에 다들 재산이 크게 늘었지만 ..... 한결같이 피부색이 몹시 창백해졌거나 점점 창백해지는 중이었다! 영국인들로부터 나라를 돌려받은후 저마다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되려고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느라 얼굴에서 핏기가 가신듯한데" (1권 382~3쪽)
께랄라의 말글은 도는글로 되어있는 말라얄람이다. 말글로 경계를 짓든 땅강으로 울타리를 삼든, 나쁠때는 원수가 되고, 좋을때는 이웃이 된다. 이웃은 아무나 될수가 없다.
"(1955년 인도) 여러 주의 경계선은 강이나 산같은 자연의 지형요소가 아니라 말의 장벽을 기준으로 그어진 선이었다. 말글이 우리를 갈라놓았다. 케랄라주는 세땅위에서 유일하게 거꾸로 읽어도 같은 말이 되는 이름을 가진 언어인 말라얄람malayalam 사용자들의 땅" (1권 402~3쪽)
비와 천둥의 신이며, 신들의 신인 인드라는 하얀 코끼리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닌다. 파괴와 요가의 신인 시바는 하얀 황소를 타고 다니며, 그 아들인 가네샤가 코끼리얼굴을 하고 있다.
칼리유가의 시대, 1947년 8월 15일 첫 한시간 동안에 나온 아이들을 한밤의 아이들이라고 한다. 그들이 겪은 일들은 인도가 겪은 것이다. 지금 살아남은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평화다.
"온갖 고초를 겪은 한밤의 아이들이 지금이라도 편히 쉬면서 지난 일을 잊을수 있도록 내버려둬야 하기때문이다." (1권 423쪽)
왜 이렇게 끔찍한 일들이 이어질까? 그것이 인도의 삶이다.
왜 이렇게 마음이 넓을까? 그것이 인도의 삶이다.
인도를 보여주겠다는 뜻으로 이글들을 읽어나가기로 한다.
살림 시나이의 텔레파시 능력은, 인도의 삶을 더 그대로 드러내주기 위한 장치다.
"너같은 부자집 애는 모르겠지만 언제든지 동냥질로 돈을 벌게 해주려고 부모들이 자기자식한테 그런짓을 한단 말이야. 몸이 많이 망가질수록 돈을 더 잘 버니까! (중략) 시바의 무릎을 향해 망치가 떨어지고, (중략 / 무릎을 벌려 피하자) 망치가 콘크리트 바닥에 맥없이 나뒹굴었다. (중략 / 아버지의) 손모가지를 꺾어버렸어" (1권 465~6쪽)
홀사의 삶이 곧 마을의 삶이며 나라의 삶이다. 끔찍한데, 어쩔수없이 멋지게 살다가야 한다. 김장하나 채현국과 같은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사람들이 모두의 삶을 조금씩 야만에서 벗어나게 할뿐이다.
“내가 어떤 일을 하거나 당했을 때 그 일이 나라 전체에 반영되면서 나의 홀사individual의 삶이 역사와 상징으로 일치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를 말한다.”(2권 9쪽)
인과론 보다 더 멀고도 오묘한 확률과 우연이 지배하는 양자역학의 세계가 있지만, 우리는 인과론의 이 말도 잘 모를수가 있다.
"결과가 원인을 앞지르게 할 수는 없다" (2권 26쪽)
너무 드러내놓고 이야기를 하다보니, 부끄럽고 더러워서 이야기를 따라가지 못할수도 있다. 나의 자유는 오로지 재물이 뒷받침하고 있다. 그것말고 무엇이 있을까? 좋은 생각. 재물이 뒷받침해주는 좋은 생각. 그러므로 생각도 재물이 든든하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고, 많은 시간을 재물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다. 나의 삶을 꾸려가기 위해서.
"세계는 재물에 지나지 않으며, 역사는 오로지 홀사individual와 뭇사람의 (재물을 둘러싼) 영원한 싸움으로 설명해야 한다" (2권 99쪽)
우리는, 유성생식에 관한 이야기를 견뎌내는 힘이 너무 약하다. 그러다보니 인도와 루시디에 다가서는 것이 힘들다. 그런데, 이런 말들은, 지저분하고도 끔찍하지만, 얼굴이 저절로 찌푸려지게, 살아있다.
"별안간 조숙한, 그러나 여전히 '콧물을 흘리는 노년기'로 건너뛴듯한 기분이 들어 우울했다. 목소리도 굵어졌고 이제 수염도 깎아야했는데 여드름이 면도날에 잘려나가 얼굴 곳곳이 피투성이였고" (2권 104쪽)
사람을 깔보고 사람으로 여기지않는 글들도 서슴지않고 써댄다. 루시디에게 하지못할 말은 없다.
"힌두놈들한테 걱정거리를 만들어주자! 침입자들을 산산조각으로 날려버리면 아무것도 안남아서 환생하고 싶어도 못하겠지. (중략) 그 깜둥이 놈들은 자기들이 알아서 하라고 내버려두자 (중략) " (2권 106쪽)
파키스탄이라는 나라가 옛날부터 정이 느껴졌다. 왜 그런지를 몰랐는데, 이번에 알았다. 파키스탄의 Pak은 페르시아어로 순수하다는 뜻이다. 내 이름의 '박'이 순박하다는 뜻이고, 뜻과 발음까지 모두 비슷하다. 이럴수가. 놀랍다. 코파일럿의 답을 읽어보자.
"파키스탄(Pakistan)이라는 국명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깊은 역사의 의미와 상징을 담고 있어요. 두 가지 주요 해석이 있습니다.
🕌 1. 말글의 뜻 : "순수한 땅"
- 우르두어와 페르시아어에서 "Pak"은 순수함, 청정함을 뜻하고, "Stan"은 땅, 나라를 의미하는 접미사예요.
- 그래서 Pakistan은 "순수함이 넘치는 땅", 또는 "청정한 나라"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 2. 지역 이름의 조합
- 1933년, 독립운동가 알리가 만든 조어로 알려져 있어요.
- 인더스강 유역의 다섯 지역 이름에서 글자를 따왔습니다:
- P: Punjab (펀자브)
- A: Afghan (아프간)
- K: Kashmir (카슈미르)
- S: Sindh (신드)
- TAN: Baluchistan (발루치스탄)
- 여기에 발음의 자연스러움을 위해 ‘i’를 넣어 Pakistan이 되었죠."
루시디의 거친 수다는 다시 들어볼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아름다움과 더러움이 함께 있을수밖에 없는, 사람들. 읽는 사람의 머리속에 생각의 틀은 갖추되 훨씬 열려있어야 한다. 도대체 그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역사를 어떻게 다루려는 것일까?
"(아미나) 사랑은 모든 엄마가 처음부터 배워야하는 거란다. 아기가 태어날 때 저절로 생기는 게 아니라 조금씩 만들어가는 거야. 엄마는 지난 11년 동안 너를 내 아들로 사랑하는 법을 배웠어."
(살림) 그러나 이 따뜻한 말의 이면에는 약간의 거리감이 있어서 나보다 당신 자신을 설득하려는 듯했고
(중략) 이렇게 상상력을 발휘하여 오빠와 아들을 재구성하려는 그들의 노력이 결국 실패하고 말리라는 것을
(중략) 파드마의 털많은 팔뚝, 나만의 순수한 연꽃" (2권 108~124쪽)
* 꼭 알아야할 것
1) 하디스 : 무함마드의 언행록. 종교법의 뿌리. 하디스의 구성 요소는 ① Qaul (말씀) : 무함마드가 직접 말한 것 ② Fi'ul (행동) 무함마드가 행한 행동 ③ Taqreer (묵인): 다른 사람이 한 행동을 무함마드가 묵인한 것. 이 세 가지가 하디스의 핵심이며, 모두 순나(Sunnah : 길)라고 불리는 무함마드의 전통을 형성합니다. 샤리아(이슬람법)의 4대 원천은 꾸란, 하디스, 이즈마(공동체 합의), 끼야스(유추).
2) 푸라나 : 고대 힌두교 성전. Purāṇa는 '오래된 것(경전)'이라는 뜻. 힌두교에서는 총18개의 마하푸라나(Mahāpurāṇa)가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며, 바가바드 푸라나(비슈누에 대한 헌신 강조), 시바 푸라나(시바 중심의 이야기), 브라흐마 푸라나(창조신 브라흐마 관련 설화). 이 외에도 우파푸라나(Upapurāṇa), 스탈라 푸라나(Sthala Purāṇa) 등 다양한 하위 문헌들이 있다.
3)그룬트리세 : 마르크스가 남긴 엄청난 글. 사람의 사회존재가 사람의 생각을 만든다. 그룬트리세는 밑그림이라는 뜻. 정치경제학 비판 요강(Grundrisse der Kritik der politischen Ökonomie : 1857~58)
* 사회존재 = social being
아마도 이런 일도 있을것이다. 티벳불교의 하늘장sky burial은 독수리를 이용하는 장례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끔찍한 비유이기도 하다.
"오래전에 독수리 한마리가 그랬듯이 팔 하나를 떨어뜨려 아버지의 면상을 후려갈겼다." (2권 128쪽)
이 이야기도 다시 읽어야할지 모른다. 낙관주의의 병이라는 말을 아직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삶은 처참한데, 생각은 밝은 상태를 말하는 것이겠지만, 아직도 확실하지는 않다.
전쟁은 엉터리 정치가들을 기쁘게 만든다. 모두가 힘들고 아프지만, 그들은 돈과 권력을 끌어모은다. 우리는 과연 누가 엉터리고 누가 참 정치가인지를 제대로 알아볼수 있을까? 쉽지않다.
"(1962년 10월) 중국의 침략과 순국용사들의 피 (중략) 장신구를 무기로 바꿉시다 캠페인을 시작하자 어머니도 황금팔찌와 에메랄드 귀걸이를 기부했고 (중략 / 네루가 외쳤다) 이렇게 좋은 시절은 처음이야." (2권 134~5쪽)
믿음은 믿음일뿐인데, 믿음이 전부라고 말하는것에 딱히 아니라고 할수도 없다. 믿음속에서 즐겁게 살아가시기를. 부디 다른 사람은 미워하지 마시고.
"아라비아의 심장부에 해당하는 야마마에 비누 하니파족의 마슬라마가 있었고 한잘라 이븐 사프완과 칼리드 이븐 시난도 있었다. 마슬라마의 하느님은 '자비로우신 아르 라흐만'이었다. 오늘날의 무슬림들은 알라, 즉 아르 라흐만에게 기도를 올린다. 칼리드 이븐 시난은 아브족의 선지자였는데 한동안은 따르는 이들이 있었지만 결국 그를 저버렸다. 선지자들이 패배하여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고 해서 반드시 그들이 가짜였다고 말할 수는 없다. 덕망 있는 사람이 사막에서 방황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흔한 일이다." (2권 145쪽)
아름답게 더러운 이야기인지 그냥 더러운 이야기인지 도무지 가늠하기 어려운 글.
"내가 자밀라 싱어를 향한 말못할 사랑을 처음 깨달은 것은 세상에서 가장 특이한 창녀의 입과 냄새분비샘을 통해서였다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중략) 남자들 머리속엔 똥만 들었다" (2권 176쪽)
죽음을 보상하는 두가지 방법. 모든 전쟁은 나를 죽이고 그들이 얻기위한 것이었다. 전쟁이나면 전쟁으로부터 도망쳐야 한다.
"향기로운 낙원에 들어갈 영웅들이었다! 그곳에 가는 남자들은 사람도 마귀도 더럽힌적이 없는 아름다운 천녀 네명을 얻고, 여자들은 역시 원기왕성한 천남 네명을 얻는거야! 너희가 하느님의 은총가운데 감히 무엇을 마다하겠느냐? 이 성전이라는 것은 얼마나 근사한가, 단 한번의 고귀한 희생으로 모든 죄를 씻을수 있따니! 우리가 라호르를 지켜낸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인도인들이 죽으면 무엇을 얻는가? 고작 환생-바퀴벌레나 전갈로 혹은 약초장사꾼으로- 우리와는 비교도 안된다." (2권 214~5쪽)
삶은 그냥 그려야만 하는가? 가치판단을 해서는 안되는가? 가치판단을 하더라도 80억개의 가치판단은 모두 똑같은 것일까?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으니, 말도 안되게 묶어서 생각해본다.
"정말 성전을 위해 금니를 모두 희생했을까, 아니면 자기집 벽장속에 고스란히 감춰두었을까? (중략 / 폭탄 한방이 그들을 날려버렸는데도) 아, 그 웃기는 전쟁이 좋은 사람들은 모조리 죽여버리고 허접쓰레기만 남겨놨군요! (중략) 살아남은 사람들을 애도해줘. 죽은 사람들은 낙원에 갔으니까. (중략) 과거와 가족을 거부하는 것은 그들이 근절하려고 노력하는 위험인물들의 틀에 박힌 행동유형이 아닌가?
(중략 / 순교자라는 이름의 샤히드가 나이를 속이고 군대에 온 이유는) 아비가 빚을 다갚을 가망도 없고 열아홉명이나되는 자식들을 제대로 먹여살릴수도 없는 이 한심한 세상을 벗어나 부디 가문에서 처음으로 낙원에 들어가달라는 당부였다." (2권 215~239쪽)
사람들은 모이면 희생양을 찾는다. 희생시킬 노예를 찾는다. 사람들이 부릴 사람노예를 찾는다. 독립하는 인도가 독립한 나라의 노예들인 무슬림들을 찾았고, 독립한 파키스탄의 무슬림들이 독립한 무슬림들의 노예인 동파키스탄의 무슬림들을 찾았다. 혼돈은 노예를 찾는, 희생양을 찾는 길이다. 사람들은, 잔인하기가 잔인하기 이를데 없어서 세땅earth을 뒤덮게 되었다. 인도 아대륙의 역사가 지금 세땅을 차지하고 있는 사피엔스들의 역사이다. 나와 우리? 다를까?
"그들의 몸에는 길이 7센티미터가 넘는 거머리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이 거머리들은 직사광선을 쐰 적이 없어 원래는 무색에 가까웠지만 지금은 피를 잔뜩 빨아먹어 모두 새빨갰는데, 워낙 탐욕스러운 놈들이라 배불리 먹은 다음에도 멈추지 않아서 네 사람의 몸뚱이에 달라붙은 채로 차례차례 터져버렸다. 핏물이 다리를 타고 흘러내려 숲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 밀림이 그 피를 마시고 네 사람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2권 262쪽)
나는 무엇인가? 일어난 일이 나라는 사람이다. 일은 모든 순간들의 모음이다. 그 모음은 몸에 남고, 기억으로 남는다. 나는 일이며 몸이며 기억이다.
"나는 나보다 앞서 일어났던 모든 일, 내가 겪고 보고 행한 모든 일, 그리고 내가 당한 모든 일의 총합이다. (중략) 나는 내가 태어났기 때문에 일어난 모든 일이며, 내가 죽은뒤에도 나때문에 일어날 모든 일이다. (중략) 나를 이해하려면 세계를 통째로 삼켜야 한다." (2권 302~3쪽)
명절이 낀탓이기도 하지만, 끝을 보겠다고 마음을 잡아서 어렵게 읽어내고 있다. 시간을 쪼개어 읽다보니 더 집중이 안되는것도 맞다. 인디라 간디, 네루의 딸이 비상사태 즉 계엄을 선포했다. 놀랍군. 어렸을때 간디나 네루보다 인디라 간디를 더 많이 보고 자랐는데, 제대로 알아보려고 하지 않았다. 루시디의 생각을 바탕으로 하여 틀을 만들어보자. 그런 힘을 쓸만한 값이 있는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데도 2년만에 쫓겨난 것을 보면, 인도의 민주정치도 만만치는 않은 모양이다.
인디라 간디는 쫓겨났지만 다시 일어나서 총리가 되었고, 1984년 시크교 무장세력들을 제거하려고, 군을 동원해서 황금사원에서 군사행동을 했다가 암살당하고, 그 아들 라지브 간디가 총리직을 이어받았다. 인디라 간디는, 중국과 미국이 파키스탄을 지원하자 소련과 두터운 외교관계를 맺었다. 그래서 친소련계 공산주의자들은 괴롭히지 않았다. 요즘들어 인도와 러시아가 가깝게 지내는 것이 뜻밖의 일은 아니다.
헐, 게다가 인디라 간디는 마하트마 간디와도 아무런 관련이 없다. 마하트마 간디를 존경한 페로자가 이름을 페로자 간디로 바꾸면서 네루가문과 결혼하여 유력한 정치가문이 되었다.
"(인디라 간디 시절) 인도 전역에서 경찰이 사람들을 무더기로 체포했는데, 친소련게 공산주의자들을 빼고 모든 반대파 지도자들은 물론이고, 교사 변호사 시인 언론인 노동조합원까지, 하다못해 여사님께서 연설을 하실때 버르장머리 없이 재채기를 한 사람까지 (중략) 인권탄압, 언론검열, 기갑부대 특별경계령이 시작되었다. (중략) 바야흐로 2년에 걸쳐 이어질 기나긴 어둠이 시작되는 바로 그순간
(중략) 인도 총리가 언제나 전속 점성술사를 데리고 다닌다는 기사를 읽었다. (중략) 인디라는 곧 인디아, 인디아는 곧 인디라
(중략) 비상사태 당시 인디라 간디 정권은 산아제한의 한 방법으로 대규모 단종정책을 강행했다. 산자이 간디의 주도로 경찰력을 동원해 강제 불임수술을 행하는 과정에서 미혼자들까지 희생되었으며 특히 소외계층의 피해가 컸다." (2권 372~ 392쪽)
인도의 역사를 홀사individual들이 어떻게 겪는지를 보여주는 뚜렷한 이야기인데, 인도의 역사에 대해서 워낙 아는 것이 없다보니 읽기가 어려웠다. 다시 한번 읽고 싶은 마음도 한쪽 구석에 있다. 그리고 뭔가를 찾아내지 않고 있다. 은유. 코와 무릎. 도대체 뭔가? 그리고 있음의뜻 = 存在意味에 대한 물음. 느닷없는 대답.
"코는 냄새로 이런저런 정보를 알아내는 능력이 탁월하지만 정작 행동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붙잡고 조이는 힘을 가진 무릎 한쌍이 더 유리하다는 사실을 부인할수 없기 때문이다. (중략) 나는 한평생 나를 괴롭히던 있음의뜻 문제에 대한 해답을 (중략)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다.
(중략) 온갖 소음과 냄새가 넘쳐나는 나라에서" (2권 383~4쪽)
루시디가 말하는 70년대는 있었다. 거기서 얼만큼 달라졌을까? 우리나라는 매우 많이 달라졌다. 인도는?
"그들은 남편의 죽음과 동시에 자기들의 진정한 삶도 끝나버렸음을 알지만 요즘은 사티를 통한 안식마저 금지되었으니 이렇게 성도를 찾아와 진심어린 통곡으로 무의미한 나날을 보낸다. 과부들의 궁전
(중략) 거름더미 속에서 장미가 자라듯이 무럭무럭 자나나던 낙관주의 : 생각만해도 괴롭다. (중략) 그녀는 우리를 고문하지않고 오히려 희망을 주었다. (중략) 희망절제술 : 희망을 적출하는 수술 (중략) 하단 - 힘빼기 - 작업 : 그것은 돌이킬수 없는 수술이었다.
(중략) 일부는 들개들이 먹어치웠고, 그후 3월 20일에 흑백머리카락을 가진 어머니와 사랑스러운 아드님이 모든 문서를 태워버렸다.
(중략) 한밤의 아이들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아이가 낳은 새로운 세대가 미래를 기다리며 성장하고 있따. '미망인'들은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종종 잊어버린다.
(중략) 정말 미래가 있을지도 모른다! (중략) 그리고 낙관주의는 질병이다." (2권 400~423쪽)
그래, 이런 이야기가 좋다.
"그들의 머리속에서 공산주의가 흘러내렸고, 목마른 대지가 도마뱀처럼 재빠르게 삼켜버렸다.
(중략) 마음속에서 과거는 나날이 더 생생해지는 반면에, 현재는 흐릿하고 혼란스럽고 하찮아 보일뿐이었다.
(중략) 사람들은 고양이 같아서 아무것도 가르칠수가 없단다.
(중략) 새로운 일에 관심을 갖지 못하는 사람은 저승사자에게 문을 활짝 열어준 셈이라는 말을 명심하라고. (중략) 겸손의 거울 속에서 나는 역사조차도 더는 손댈곳이 없는 한 사람을 보았다.
(중략) 진실로 - 변하는 - 것은 - 아무것도 - 없음의 냄새
(중략) 아브라카다브라 아브라카다브라. 열차바퀴는 우리를 봄베이로 데려가면서 그렇게 노래했다." (2권 424~435쪽)
도대체 뭔가? 루시디는 그리스 시대의 그노시스파의 최고신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하고, 코파일럿은 이런 답을 내놓는다. 아브라카다브라.
"아브라카다브라(Abracadabra)는 단순한 마술 주문 그 이상입니다. 이 단어는 수천 년의 역사와 신비로운 의미를 지닌 고대의 마법 언어로 여겨져 왔어요.
아람어 אברא כדברא” (Avra Kedavra)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으며, 뜻은 “내가 말하는 대로 창조되리라”
말의 힘으로 현실을 만든다는 고대 신념과 연결됩니다.
‘아브라카다브라’가 ‘아브락사스’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두 단어 모두 고대 마법 주문, 부적, 신비주의적 상징으로 사용되었고,
말의 힘으로 현실을 창조한다는 개념을 공유합니다.
✨ 상징적 의미
- 말에는 창조의 힘이 있다
생각과 말이 현실을 만든다는 믿음 → 오늘날의 “자기암시”나 “긍정 확언”과도 연결됩니다. - 부정한 기운을 몰아내는 주문
고대에는 질병이나 악운을 물리치는 데 사용되었어요. - 창의성과 상상력의 상징
마술사뿐 아니라 예술가, 작가들에게도 영감의 원천이 됩니다."
"자기 시대의 주인인 동시에 제물이 되어" (2권 461쪽) 우리는 사룸의 삶을 끝내고 아사룸material으로 간다. 아사룸은 사룸life을 만들기에 끊임없이 돌고돈다. 세땅에서 10억년 그리고 커미universe에서 138억년. 그리고 인플레이션에서 빅크런치로 다시 빅뱅으로 돌고 돈다. 처음도 없고 끝도 없거나.
아, 풀려났다. 오늘은 10월 9일 한글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