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이야기/서재

[ 정신분석입문_지그문트 프로이트_돋을새김 2019 ]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든다_240925

프로이트를 굳이 읽을 생각은 없었다. 친구가 프로이트는 천재이므로 함부로 폄훼할 수 없는 이론이라고 해서, 읽어보기로 결정했다. 정신분석이 유행이라고 하니, 프로이트를 읽는 것이 그리 해로운 일도 아닐 것이다. 정신분석입문과 꿈의 해석을 다 읽어보려고 하는데, 꿈의 해석이 매우 어렵다고 하니, 먼저 입문교양서로 시작해 본다.

 

읽지 않으려고 했던 이유는,

 

첫째, 꿈을 해석한다는 것은 무당이나 할일이지 세마학자의 할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거의 꿈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어서 더 그렇다.

 

둘째, 성 욕망이 리비도의 핵심을 이루는 것이고, 그것을 통해 심리와 행동을 분석한다는 것이 쉽게 납득할수 없기 때문이었다. 욕망은 여러가지가 있고, 사람마다 다르다. 성에 집착하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모든 사람을 성에 의해 분석한다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프로이트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유를, 본인도 잘 알고 있었다. 매우 조심스럽게 시작한다. 심지어는 그의 강의를 들을 필요가 없다고까지 말한다.

 

제1부 실수행위의 심리

 

첫번째 강의  :  소개

 

생각의 이유를 찾는 것 또는 불안의 이유를 찾는 것은 그리 이상하지 않다. 이상한 것은, 생각의 이유와 불안의 이유가 성충동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성 충동과 신경증이 도대체 무슨 상관이라는 말인가.

 

주장이 너무 달라서 거부감이 있을 것이라고 예단할 필요는 없다. 잘 듣고 주장의 근거들을 살필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거부감을 보이는 정신분석의 주장 가운데 첫째는, 정신 과정 자체가 무의식의 과정이며, 의식하는 것은 전체 정신 활동에서 벗어난 것이거나 그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대체로 정신과 의식을 동일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의식을 정신 활동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파악하는 심리학은 바로 이런 의식의 내용을 다루는 세마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은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어, 이와 반대되는 주장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것으로 간주됩니다.

(중략) 정신분석은 의식하는 것과 정신이 동일하다고 인정하지 않습니다. 정신 과정을 느끼고 생각하고 의지를 품는 과정이라 정의할 수는 있지만, 그것에 무의식의 생각이나 의지가 내재되어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런 주장 때문에 정신분석은 완고한 세마주의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 채, 어두운 골방에서나 연구해야 하는 신비주의 학문으로 대접받고 있습니다. '정신은 의식이다'라는 추상 명제가 선입관에 불과하다는 제 주장에 여러분은 아직 선뜻 동의할 수 없을 것입니다

(중략 / 두번째) 정신분석이 발견한 이 명제는 바로, 넓은 의미에서나 좁은 의미에서나 성(性)일 수밖에 없는 욕구충동(欲求衝動)이 신경증이나 정신병을 유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이 성 충동이 사람 정신의 최고의 구현이라 할 문화·예술·사회의 창조에 이바지해 왔다는 것입니다.

 

(중략) 정신분석의 이런한 결론에 대한 거부감이 정신분석이 마주치는 저항의 가장 중대한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7%)

 

터에 사는 사룸들은 생존을 위해 자제하는 부분이 있다. 본능을 무한히 발현하는 것들은 생존할수 없었다. 엠페도클레스의 말처럼, 지금보다 많은 종들이 살고 있었지만 특별한 재능을 갖추지 못한 것들은 멸종되었을 것이다. 문명이든 야만이든 살기위해서는 본능의 충족을 적당한 확률로 포기해야 한다.

 

그렇더라도, 문명이 본능을 제어하며 유지되는 공동체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것에는 고끄한다.

 

싫은 것과 옳지 않은것은 다르다. 사회가 감정에 의해서 지배된다는 것이 싫다고 해서, 감정에 지배되는 사회를 주장하는 것이, 틀린 것은 아니다. 정신분석이 감정이 지배하는 사회를 받아들인다고 해서, 정신분석을 배제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프로이트는 자신의 이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가, 사회의 이런 태도, 싫은 것과 틀린 것이 같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프로이트의 지적에 고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20세기 초의 오스트리아나 베를린이, 지금의 우리와 같지 않을수는 있다. '심혈을 기울인 연구결과'를 프로이트가 직접 설명하겠다고 하니, 들어보자.

 

"문명이란, 본능 충족을 포기하고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면서 만들어진 것이며, 공동체의 새로운 일원이 된 홀사individual가 공동의 이익을 위해 본능 충족을 희생함으로써, 끊임없이 재창조되는 것이라고 우리는 믿고 있습니다. 이러한 본능의 충동 중에서도 성본능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처럼 성본능은, 본래의 성 목표에서, 성적인 것이 아닌 사회에서 중요시되는 다른 방향으로, 목표를 바꾸어 승화됩니다. 그러나 이런 토대는 불안정하며 성욕은 억누르기 어려운 것이므로 승화된 활동에 참여한 개인은 그것에 역행하는 반항의 성 충동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중략) 사회는 정신분석이 성본능의 본질을 드러내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면서, 불쾌하고, 도덕을 망가뜨리는  위험한 것으로 낙인찍으려 합니다. 그러나 이런 반대는 세마 연구의 객관 결과에 대한 정당한 반박이 아닙니다. ‘싫은 것은, 옳은 것이 아니다'라는 통상의 인식에 비추어보면, 사회가 본래는 감정에 지배를 받지만 겉으로는 논리를 중시하는 척하며 정신분석의 시도 자체를 무력화하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7%)

 

 

두번째 강의 : 실수 행위의 심리

 

프로이트는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는 실수행위에 주목한다. 실수행위에 뭔가 중요한 의미가 있을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의미를 찾아가는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주장한다. 터무니 없는 가정만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실수행위란, 엉뚱한 말을 하거나, 의도한 것과는 전혀 다른 무언가를 글로 쓰는 것과 같은 행위로, 본인이 알아차릴수도 있고, 알아차리지 못할수도 있습니다. 또 책을 틀리게 읽거나, 남의 말을 잘못 알아듣는 경우도 포함되는데, 물론 감각기관의 고장으로 일어나는 현상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중략) 대단한 의미가 있는 중요한 것들도 때로는 시간과 조건에 따라 아주 미미한 증상만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중략) 터무니없는 가정이나 선입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차근차근 연구해 나가면 처음에는 보잘것없어 보이는 것도 중대한 문제와 관련이 있을수 있으며, 아주 사소한 문제를 통해 중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을수도 있습니다.

 

(중략) 실수행위는 몸의 요인이든 심리요소 때문이든 주의력이 결핍되어 나타나 문제인 것입니다. (중략) 그러나 좀더 파고들면 실수행위가 모두, 주의력결핍 이론만으로는 설명될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수 있습니다. 이러한 실수나 망각은, 피곤하거나 흥분하지도 않은 정상상태에서도 일어납니다." (8~9%)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점을 잘 짚어내고 있다. 시험지를 풀 일이 없는 나이든 사람들은 이름이나 제목, 어떤 단어를 기억해내지 못하는 것을, 불안해 한다. 치매이거나 치매 전단계가 아닐까라는 걱정 때문이다. 시험을 보는 아이들은, 분명히 공부하고 알고 있는 내용인데도, 답을 쓰지 못할 경우에 답답해한다. 머리가 나쁘다고.

 

머리가 나쁘거나 치매여야 이런 문제들이 생기는 것일까? 이런 문제들은, 정신분석을 해서 풀어야하는 문제일까, 아니면 대뇌의 기억과 재현과정을 이해하고 대처해야 하는 문제일까?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여 이론을 세울만한 일이다.

 

"예를 들면, 누군가의 이름을 깜빡잊었을 때 안간힘을 써서 어떻게든 기억해 내려고 집중하지만 성공하지 못합니다. 애를 쓰는데도 왜 그처럼 입안에서 뱅뱅 돌기만 하고, 누가 말해 주기만 하면 금방 떠오르는 그것을 생각해 낼 수 없는 것일까요?" (9%)

 

아직까지는 프로이트의 주장이 어떤 근거를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계속되는 주장뿐이다.

 

말실수는, 비슷한 발음 - 말과는 다른 속마음 - 더 영향력 있는 생각 - 불완전한 기억 등 여러가지 원인으로 발생한다. 어떤 한가지 이유에 의해서 말실수가 일어난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국회의장이 회의가 시작되어도 의미없는 말싸움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말실수가 일어났다는 주장이다. 있을법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말실수를, 이런 숨겨진 마음을 반영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에도 고끄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말실수가 일어나는 일반 조건을 검토하고 무엇이 이런 왜곡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말실수가 일어나는 것과 관계없이 말실수의 영향 그 자체에 대해서는 아직 살펴보지 않았습니다. 말실수도 스스로 목적을 갖고 그것을 이루고자 하는, 그 자체가 완전히 유효한 심리행위로서, 내용과 의미를 지닌 행동 표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수라 할지라도, 완전히 '정상' 행위가 기대하거나 의도했던, 다른 행위들을 대신해서 일어난 것뿐입니다.

실수 행위 그 자체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앞의 예에서 국회의장은, 회의를 열어봤자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한 나머지 회의를 당장에 폐회하고 싶었을 겁니다." (11%)

 

 

세번째 강의 : 실수행위의 심리(계속)

 

dk

 

(to be continued like reading a testa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