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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신들의 나라 발리 여행

[ 신들의 비오는나라 발리 ] 스스로 천국과 지옥을 오가다_240310 el domingo, diez de marzo_Воскресенье, десять Маршировать

왜 석탑안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일까? 

분명히 신들을 위한 
세끼 식사를 준비하는데, 

신들의 자리라고 여겨지는 곳에 
신들이 없다. 
주변에 호위무사들만 있다.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힌두교에는 수천 수만의 신들이 있다. 
그 신들 모두를 모실수 없다면, 
아예 신들의 자리를 비우고, 
특정하지 않음으로써 
더많은 신들로부터 
축복을 받을수 있다는 것은 아닐까? 

신들의 자리 맞은편에서 
프라운(? 아마도 브라만)이 
제사를 집전하며 계속해서 경을 읽는다. 

신도들은 빈 신전앞에 
수많은 제물을 올려놓고 빌고있다. 
경건하게 않아있으되 
미사나 예배처럼 구애되지 않는다.

자유의 종교다.

 

 

 

한참을 걸어 우붓왕궁앞에서 설 행진을 본다. 온갖 악귀들이 섬뜩한 모습으로 발리사람들의 어깨에 올려져 시내를 가로지른다. 네살이나 되었을까 어린아이도  자기몸보다도 큰 악마를 메고 걷는다. 마치 원죄처럼 우리 모두의 몸을 짓누르는 강렬한 욕망의 악마들. 놀라운 것은 행사에 동원된 마을사람들 중에서 악마를 매고 걷는 것은 어린아이들이다. 모두들 힘들면서 즐겁고, 아이들의 참여때문이지 형과 누나도 엄마아빠와 할머니 할아버지도 행사에 빠지지 않는다. 즉 온마을이 동원되는 행사다.

 

저 거대한 괴물들은 우붓시내를 휩쓸다가 오늘밤에 태워진다. 시뻘건 불길속에서 최후의 울음을 울것이다. 그리고 -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녜삐데이를 대비해 물과 빵과 과일을 샀다. 우붓시장을 지키던 할아버지가 우리를 보자마자 바라보는 과일들의 이름을 읊어준다. 뭘까? 고맙다고 말하며 시장을 돌았다. 와우, 분위기 장난아니다. 친절한 분위기의 근처에도 있지 않다. 뭐지, 이게? 그 말할수없는 분위기에 압도당하면 시장을 한바퀴돌고 나서 결국 친절한 할아버지에게 이끌려 애플망고, 아보카도, 용과, 바나나(옆집 상품을 팔아주시고, 계산까지 척척, 그리고 덤도 막 올려주신다)를 샀다. 그리고 마지막 작별인사가 압권이다.

 

Korean wife is beautiful,

Korean man is strong -

 

졌습니다. 이 이상한 상술에 미소를 그칠수 없었는데, 집에 와서 먹어본 바나나의 맛이 매우 훌륭하단다. 애플망고 기대된다. 아보카도도.

 

그랩으로 킨타마니로 가는 차를 수배해보니 어제보다 2배나 가격이 올랐다. 헐. 오는 길에 관광안내소를 보니, 킨타마니까지 왕복하는 상품이 인당 20불이란다. 이게 낫겠는데. 호텔에 관련상품을 소개해달라고 부탁해 두었다.

 

저녁으로는 화덕피자와 감자튀김을 이틀연속 주문했다. 비싸서 먹지못하는 화덕피자가 이곳에서는 7천원이다. 실컷 먹고 가자. 그런데, 이틀을 먹고나니 물린다. 내일 하루 쉴까?

 

보드카 한병을 더샀다. 수정방은 10만원을 주고 덜컥 사버렸는데, 아들이 우리를 대신해서 일처리를 해주고 있으니, 뭔가 고맙다고 보답을 해야겠다. 그렇다고 수정방 한병을 더살수는 없다. 사치다. 그래, 어떻게든 짐으로 싸서 가지고 가자. 보드카만 한병더 마시자. 물많이 섞어서 먹었더니 한참을 마실수 있다. 좋은데, 이방법 -

 

한낮에는 프랑스의 은퇴한 할아버지와 수영장옆 나무침대에 누워 작은대화를 정말 한참이나 나누었다. 더딘 영어를 교정해줘가면서 참을성있게 이야기를 들어주고, 유창하고도 쉬운 영어로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부인과 이혼하고 혼자 작은 아파트에 살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여행다니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다리를 다쳐서 이숙소에서 편안하게 쉬고 있다고 한다. 호전되지 않으면 필리핀 여행은 포기하고 프랑스로 돌아가야할 것같다고 한다. 수영으로 운동을 대신한다고 한다. 비가 많이 와서 물이 탁해진 것이 매우 아쉽다고 한다.

 

거의 170cm 깊이의 수영장은 즐거운 놀이터다. 여기에서 30분만 놀아도 많은 친구들과 수다를 떨게된다. 좀더 편안하게 수영하기 위해서 열심히 배운다. 뭔가 조금 나아진 기분이다.

 

깜짝 놀랐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이렇게 귀엽고 영리한 눈을 가지고 있다니. 너무 편견이 심했다. 한국사람들만큼이나 똑똑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게다가 조용하고 친절하기까지 하다니. 어린아이들이 예쁘다는 생각까지는 했었는데, 젊은이들이 특히 멋있었다. 앞날이 기대되는 나라다. 베트남의 강렬한 욕망과는 다른 차분하고 현명하여 절제된 욕망.

 

6시 반에 일어나서 아침 산책을 나섰다. 저지대인 사누르보다 시원해서 이곳은 아직 아침을 시작하지 않았다. 우리는 미리 훈련한 덕분에 그들보다 일찍 움직인다. 어제 하루종일 내린비로 오늘이 더 시원한지도 모른다. 깨끗해진 도로와 공기를 맘껏 마시며 작지만 화려한 도시를 산책한다. 높은 빌딩은 하나도 없고, 기껏해야 높은 2, 3층이다. 푸른 하늘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랬다가는 이렇게 편하게 걷지 못할 것이다.

 

우붓왕궁을 찾다가 못찾았는데, 행사준비 때문에 닫혀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가는 길에 길거리의 사태노점상을 만났다. 한개에 200원. 천원을 주고 5개의 닭사태를 샀다. 매우 소스에 찍어 먹었다. 아, 맛있다. 걸어서 배고픈 위를 달래기에 충분했다. 그리미는 빈속이 좋아서 먹지않겠다고 해서 혼자서 맛있는 꼬치를 다먹었다. 그리고 맛있었다고 칭찬해 주었다. 가난하지만 다정한 젊은 부부가 고맙단다.

 

시장에 가서 그리미 모자를 하나 다시샀다. 내마음에 들었던 모자는 옷장속에서 놀고있다. 그래서 사진찍을때만 그 모자를 쓰기로 합의했다. 모자파는 아주머니는 옷가족과 영상통화를 하면서 장사를 한다. 내가 협상을 마친 돈을 지불하자 한국사람이 오늘 개시해주었다며 가족들에게 인사를 시켜준다. 모두들 환한 얼굴로 인사를 건네온다. 이 사람들 정말 즐거운 사람들이다.

 

배가 고프고 다리가 아파서 인도 음식점에 들어가 짜이와 밀크티를 주문했다. 모든 것이 미지근하다. 게다가 너무 달아서 그리미는 마시지 못하겠다고 한다. 1/4을 마신 떼수수milk tea를 돌려보내서 너무 달지않게 차를 더 타달라고 부탁했다. 좋단다. 그래도 여전히 달아서 따뜻한 짜이를 주고 내가 마셨다. 짜이는 뜨거워야 하는데 미지근해서 제맛은 나지 않는다. 계산서를 받아보니 18%(?)의 세금이 붙어있다. 와우, 정말로 0하나 떼고 계산하는 것이 맞구나. 룸서비스도 설마. 나중에 와서 확인해보니 모두 세금이 붙어있었다. 그래, 세금은 내자. 

 

물의 사원. 뭔가 멋진 이름이다. 옷도 빌려주면서 입장료를 5천원 받는다. 너무 비싸지 않나? 수정제안을 한다. 만일 이곳에서 식사를 한다면 11,000원이란다. 차라리 그것이 좋은데, 우리는 이미 아침식사를 주문해 두었다. 비싸지만 어쩔수 없다. 비자비와 관광세, 약간 높아보이는 입장료까지 단점이기는 하지만 다른 환경들이 너무 좋으니 이정도는 우리가 지불해야할 비용이다.

 

과연 너무나 훌륭한 사원이지만, 너무 작아서 놀랐다. 투덜거릴 필요는 없다. 우리가 선택했으니, 최대한 즐긴다. 사원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자세하게 사진도 찍고 놀았다. 꼼꼼하게 놀았는데도 불과 15분도 흐르지 않았다. 이제 밥먹으로 가야한다.

 

산책을 하고 나서 아침을 먹었다. 10시쯤 먹겠다고 주문을 했기 때문에 미리 만들어둔 모양이다. 우리가 10시 반이 훌쩍 넘어서 들어갔기 때문에 약간 식은듯하다. 나시고랭과 과일요거트샐러드, 오렌지 쥬스 jus jerok. 역시 좋았다.

 

밥을 먹고 나서 잠시 쉬다가 녜삐데이를 대비해서 구멍가게를 갔다. 가게 앞에서 발리의 학생들 셋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들과 두런두런 낄낄대며 작은 이야기를 나누는데, 옆에서 그런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는 친구가 하나 더 있었다. 그는 나와 눈인사를 나눈후 가게안으로 들어가 일을 했다. 학생들은 내가 그들의 할아버지 뻘이라는 사실에 매우 재미있어 한다. 스스럼 없이 주눅도 들지않고 이야기를 나눠주니 내가 오히려 고맙다. 이야기를 마치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물 2병을 샀는데, 어제보다 200원이 비싸다. 이 가게 잘못 들어온 것 아닌가? 눈탱이 또 맞나? 과자 한개와 방 한봉지를 더 샀다. 그런데 매대에 보드카가 보였다. 모양이 예쁜 병이 있었다. 18,900원 정도 하는 모양이다. 그것을 추가로 주문했다.

 

갑자기 그가 고개를 저었다.

Sir, Are you sure to get this one?

Yes, I am.

But It costs 1 mil and 89 thousand.

 

잠시 생각했다.

맞잖아 18,900윈.

Yes, sure.

 

청년이 병을 들어 가격표를 다시 보여주었다.

 

It says 1mil and 89 thousand.

 

정신이 약간 돌아왔다.

그런가?

 

헉 18만원.

Really? It's too high.

yes, sir.

Oh my god. Thank you very much for hitting my head.

You're welcome.

 

세상에 내 스스로 눈탱이를 다시한번 칠뻔했다.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옆가게로 가서 어제 산 그 보드카를 한병 더샀다. 수정방은 아들과 함께 마신다.

 

이생각이 오후의 우리를 힘들게 하고 말았다. 조심스럽게 술병을 냉장고에 넣고 있는데, 그리미가 그만 술병을 봤다. 나의 무모한 행동에 매우 화가 났다. 얼른 정리를 하고, 수영장으로 도망쳤다. 수영을 하고, 팡스의 노인과 작은 이야기들을 나눴다.

 

천국과 지옥을 스스로 오고간 하루였다.

 

옷가게를 들어갔는데, 이런 멋진 그림이 걸려있다. 남편이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멋있다고 했더니 15만원이란다. 하나 사고 싶지만 너무 그림이 크다. 진짜로 하나 사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