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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아름다운 한반도 여행

대전 지질박물관을 거쳐 거제 평화의 소녀상까지_230203 el tres de febrero el viernes_три февраль Пятница

부천에서 장승포항까지는 5시간이 넘게 걸린다. 중간에 어디에서 쉴까 하다가, 대전 지질박물관을 가기로 했다. 그리미는 천문대가 좋다고 하는데, 일단 급한 곳이 지질박물관이다. 박물관에 도착하니 오후 1시다. 밥 먹을 곳이 없다. 물어 물어 10분을 걸어서 C3 건물 뒤의 식당 건물로 들어갔다. 1시 10분. 식사시간이 끝났다고 한다. 그러면 어디에 가서 밥을 먹어야 하느냐고 했더니, 식은 밥도 괜찮으면 그냥 드시란다. 마침 대보름 정식. 그냥 먹기로 했다. 찬밥인데 왠지 대접받은 느낌이다.

 

지질박물관은 작은 규모지만 알 수 없는 흥미진진한 암석과 보석들로 가득 차 있다. 고생대의 시작은 캄브리아기다. 그 이전은 선캄브리아기. 고생대의 끝은 석탄기와 페름기다. 중생대는 중3과 같아서 트라이아스기 - 쥐라기 - 백악기로 나뉜다. 신생대 제4기에 인류가 태어나 전 우주로 우리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지질시대는 이렇게 나뉜다. 선 캄브리아기 - 고생대(캄브리아기 - - - - 석탄기 - 페름기) - 중생대(Triassic period - Jurassic period - Cretaceous period) - 신생대

 

탄산칼슘 - 석회암 - 방해석 - 아라고나이트 : 화학식이 전부 CaCO3다. 방해석과 아라고나이트는 동질이상이라고 해서 본질은 같고, 형태만 다른 암석으로 분류되어 있다. 중국에서 가져 온 아라고나이트를 여러 개 전시해 놓았는데, 반투명의 명도가 높은 파랑 또는 보라색의 암석이다. 예쁘다는 표현이 잘 들어맞는다.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 독일의 베르너가 1797년에 스페인의 아라곤 인근에서 처음 발견하여 이름을 아라고나이트로 붙였다고 한다. 

 

스트로마톨라이트. 시아노박테리아의 퇴적물. 위대한 산소공급자. 물 분해 광합성을 최초로 성공하여 지구상에 수많은 생명체들이 살 수 있는 대기 조성을 만들어냈다. 경의를 표해야 하는데, 잘 안 된다.

 

삼엽충. 새끼 손톱 보다도 작은 것에서부터 거북만한 크기의 삼엽충까지 다양하게 있다. 암모나이트도. 감람암을 포획한 맨틀층은 뭔가 이상하다. 아무래도 다른 표본을 가져다 놓은 것으로 보인다.

 

바람이 쌀쌀하다. 나들길에 전시된 돌들이 멋지다. 다듬어진 석회암과 유문암이 대리석보다 아름답다. 이럴수가.

The past is the key to the future -

 

장승포항 앞의 숙소에 짐을 풀고, 머리를 감은 다음에 식사를 하러 항구로 갔다. 사람들이 거의 없다. 쌀쌀하다.

 

음식점을 고르는 철칙. 깨끗하고 조용한 곳.

 

사람이 없어서 조용한 줄 알고 들어갔더니 단 한 사람의 목소리가 귀청을 찢는다. 게다가 음식은 달고. 달걀찜을 비벼 간신히 간을 맞춰 소주잔을 기울이며 힘든 시간을 보낸다. 재미있는 분들이다. 시끄러울 뿐. 잠시 후 세 명의 젊은이들이 담배 냄새 풀풀 풍기며 들어서서 대충 인사를 하는듯 하더니, 소주 두 병을 따서 안주도 없이 나눠 마신다. 젊은 처자는 누구한테 맞았는지, 차가운 소주병으로 얼굴 마사지를 하면서 왔다갔다 정신이 없다.

 

이 젊은이들이 웃기는 것이, 시끄러운 손님들이 나가니까 전부 일어나서 술상을 치운다. 뭐야? 이곳에서 옛날에 알바 하셨나? 2천원을 할인받고 33,000원을 계산하고 나오는데, 젊은 처자가 와서 음식이 맛있었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억지로 끄덕였다. 형부 가게에 놀러와서 술 마시며 일을 돕고 있다고 한다. 아하 -

 

사람들은 알고 있기는 한 것일까? 36년 동안 왜놈들의 지배를 받는 동안 우리 엄마 아빠가 나와 누이동생이 왜놈들의 노예였다는 것을. 아니면, 알고도 부끄러워서 그럴리가 없다고 부정하는 것일까? 노예가 어떤 존재인가는 알기는 한 것일까? 내 몸뚱아리에 대한 소유권 조차 없는 것이 식민지의 노예들이라는 것을. 그리고 기시다와 아베를 비롯한 일본의 정치가들이 위안부를 성노예로 강제로 끌고 갔다는 것을 부정하고, 배상도 한국 기업들에게 하라고 떠넘기고 있다는 것을 과연, 알고 있기는 한 것일까? 그런 왜놈들의 수장 기시다를 만나 뵙기 위해 우리의 윤석열 대통령께서 얼마나 노력하셨는지를. 그래서, 결국 우리 기업들이 왜놈들의 만행에 대한 배상금을 우리 국민들에게 지급하기 위해 돈을 모으고 있다는 것을. 

 

거제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추위와 부끄러움에 떨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