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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도라지밭에 풀을 뽑아주고 와서도 스쿼트를 할 수 있다_220428 el veintiocho de abril el jueves_двадцать восемь апрельЧетверг

어제 인공지능이 제안한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11번을 박지혜가 편곡한 바이올린 연주를 듣다가 늦게 자는 바람에 7시 40분에 눈을 떴다. 아침 공부는 하지 못하고, 아침 식사를 하고 밭으로 나간다. 

 

나가다가 도라지밭이 눈에 들어왔다. 작년에는 그렇게 애를 태우며 자라지 않던 도라지가 금년에는 꽤 많이 올라왔다. 풀을 뽑아내자 더욱 싱싱한 모습이다. 꽃씨도 잔뜩 사서 가지고 있는데, 일하고 노느라 뿌리지 못하고 있다. 아무래도 가원의 날에 같이 풀을 매고 뿌려야 할 모양이다. 흙 속에 심지 말고, 풀을 뽑아낸 흙 위에 꽃씨를 뿌린 다음에 그 위에 흙을 살짝 뿌리는 방식으로 심어야겠다. 약간의 이량을 만들고 비닐을 덮어서 풀을 막아주는 것도 좋겠다. 그렇게 심어봐야겠다.

 

어제 오후보다는 확실히 바람이 약하다. 바람은 이산화탄소다. 바람은 온도의 차이에 따르는 기온의 차이로 일어난다. 지구 대기의 온도를 올려주는 것은 태양빛이다. 바다와 육지가 태양빛에 의한 비열의 차이로 온도 차이가 나서 바닷바람과 땅바람이 교차하면 분다. 바다와 인접하지 않은 곳에서도 바람은 분다. 이산화탄소는 태양빛을 머금고 대기의 온도를 상승시킨다.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균일하지 않다.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달라서 기온의 차이가 생기고 바람이 분다.

 

바람이 잠잠할 때 부직포 작업을 해야 하는데, 어제 오후에 깔아놓은 제초매트가 많지 않아서 금방 작업이 끝난다. 어떻게 할까 하다가 제초매트 작업을 해나가면서 부직포를 깔기로 했다. 19줄의 제초매틀 깔기를 완성했으니, 오후에 나머지 네 줄의 제초매트를 깔고, 마늘밭의 볏짚을 걷어내면 된다.

 

감자와 완두콩의 싹이 잘 나왔다. 비가 가끔씩 내려 주어서 더 잘 자란다. 참깨밭은 아직도 불안하다. 조금씩 싹이 내밀어지고 있는데, 참깨인지 풀인지 알 수 없다. 외떡잎인지 쌍떡잎인지로 구분할 수 있을텐데.

 

11시가 넘어가자 뜨거운 열기가 올라오면서 현기증이 인다. 그만하자.

 

샤워를 하고 무릎이 아파서 주무르다가 스쿼트를 해 보았다. 오, 된다. 관절을 많이 써서 힘들면 주변 근육을 강화해서 무릎을 보호해야 한다. 그동안은 겨울에만 스쿼트를 했었는데, 이제 일도 줄었으니 가원을 가꾸면서도 해도 되겠다.

 

5시가 넘어서 밭으로 가서 감자, 완두콩, 강낭콩이 올라 온 사진을 찍었다. 새싹들이 잘 올라온 것을 보니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뭔가? 설사 싹이 올라오지 않더라도 다시 씨앗을 심는 등의 노동은 하지 않을텐데도 어떻게 이렇게 기분이 좋을까. 성과란 것이 사람을 이렇게 기분좋게 만드는가.

 

7시 반이 넘도록 제초매트와 부직포를 덮었다. 바람이 시원하여 일하기가 너무 좋았다. 중간에 당이 떨어져서 몸이 떨리는 기분이 들기에 물과 과자를 먹으며 쉬었다. 사람들에게 팔 수 없는 가원을 100평씩 기본 땅처럼 나눠주고 죽을 때 반납하는 것으로 한다면 우리 삶은 풍요롭고 생각이 깊어지고 아름다워질 것이다. 나라에서 해 주지 않는다면, 인구가 줄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지방자치단체도 해 주지 않는다면 가족공동체에서 이 일을 추진하자. 땅에서 흙에서 광물에서 자연과 교감하고, 안정을 취하고, 일하고, 생각하고 삶을 영위해 나가야 한다.

 

목살을 안주 삼아 소주  석 잔을 거하게 하고 앉아 있으니, 이 행복을 모든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https://www.youtube.com/watch?v=IqbH9ugJMh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