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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음악이야기

소음으로 음악을 배우는데, 재미있다_220413 el trece de abril el miercoles_тринадцать апрель Среда

봄비가 서늘하게 내린다.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을 가다가 정신이 들었다. 악보 보관용 클리어 파일clear file과 연필을 사야 한다는 생각이 났다. 금왕읍내를 이리저리 둘러봐도 보이지 않고, 무극초 앞으로 문구점이 이사했다는 안내표지가 붙어있다. 어디지? 네비의 도움을 받아 무극초를 한 바퀴 돌고 나서야 커다란 문구점을 만났다. 6천원을 주고 클리어 파일을 샀더니 마음이 놓인다.

 

최근 들어 악보는 주로 인터넷에서 다운을 받아서 썼다. 돈을 주고 악보를 산 일은 없다. 바이올린 교재는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매했다. 무료 배송을 받느라 중고책 2권을 같이 샀더니 배보다 배꼽이 컸지만 기분은 좋았다.

 

그동안 내가 배웠던 악기들은 배우기 시작하면서 동시에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악기들이었다. 장구, 북, 꽹가리, 대금, 소금, 기타, 리코더, 플룻, 오카리나 등.

 

바이올린은 달랐다. 시작은 무조건 소음이다. 제대로 소리를 낼 수가 없다. 혼자서 바이올린을 연습하려다가 포기한 이유가 이 소음을 도저히 극복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회원들과 함께 강습을 받으며 연습을 했더니 달라진다. 소음으로 음악을 배우고 있는데도 재미있으니 신기한 일이다. 음악은 반드시 소리만으로 만들어지는 예술이 아니다. 소리가 없는 몸의 움직임도 음악이다.

 

이러다가 안그래도 좋지 않은 귀가 망가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