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를 베고 말리고 옮겨 담는 과정은 온몸에 먼지를 뒤집어 쓰는 일이다.
일을 마치면 몸을 씻는 일이 특히 머리를 감는 일이중요하다.
유전요인으로 대머리의 위험이 있으니 더욱 그렇다.
정성스럽게 두피마사지를 해 가며 머리를 감고 나서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머리를 손으로 털면서 물기를 완전히 말린다.
그 과정에서 생명을 다한 머리카락 몇 개가 마당으로 떨어진다.
두피에 붙어 있던 온갖 잡스러운 것들도 같이 마당으로 흙으로 자연으로 돌아간다.
그것들은 다시 농작물을 덮거나 거름이 되거나 해서 나에게로 돌아올 것이다.
아직 유전의 영향을 받지 않은 내 머리가 자랑스럽다.
도시에서는 머리카락이 떨어지면 전기를 써서 청소기로 빨아들여
쓰레기통에 모았다가 쓰레기봉투에 넣어 쓰레기차로 운반하여
매립지나 소각장에서 처리된다.
머리카락 한올을 처리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고 부가가치가 발생한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최소한 마당이 존재하는 도시가 되어 부가가치가 적더라도 순환이 가능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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