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책을 다 읽고 두 권의 책을 더 읽을 계획인데, 시간이 없다. 어게인 쇼크는 앞뒤를 연결해서 읽어야 더 빨리 이해할 수 있는데, 그러지를 못하고 있다. 어쩔 수 없다.
10_파산이 불가피한 일본 경제
최근에도 최교수는 일본 경제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고, 물가 대비 가처분소득 수준이 한국에 이미 추월당했다고 한다. 2011년에 파산으로 가는 일본 경제의 실제 지표들이 오늘날 나타나고 있는 것이리라.
"글로벌 금융 대위기의 여파로 2009년 3분기에 일본의 명목 GDP가 1992년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서 또 하나의 '잃어버린 10년'을 추가했다. (중략) 문제는 '잃어버린 20년' 이후에도 달라질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중략 / 부채를 이용한 자산의 확대는 부동산 거품이 꺼지자 부채가 그대로여서 현금) 유동성 공급이 확대되어도 부채 상환으로 흘러 들어갈 뿐, 소비나 투자의 확대로 이어지지 않아 불황이 지속되는 것을 '대차대조표 불황'이라 부른다. (중략) 개별 경제 주체의 재무 구조 개선은 합리적 선택이었지만, 경제 전체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구성의 오류'라는 함정에 빠진 것이다. 이른바 '유동성 함정'과 디플레이션이 구조화되어 버렸다." (319~327쪽)
주요 지표를 요약해 보면,
1) 니케이225 지수 하락 : 38,916(1989) -> 10,638(2009)
2) 2000년(=100) 기준 전국 땅값 하락 : 147.8(1991) -> 61.4(2009)
3) 6대도시 땅값 하락 : 285.3(1991) -> 76.7(2009)
4) GDP 대비 기업 투자율 하락 : 30%대(90년대 이전) -> 23%(2000년대)
5) 국내 고용규모 축소(도시바, 닛산) : 130,544명 -> 64,911명
일본 경제의 버팀목은 수출 특히 자동차 산업이다. 엔고를 이겨내고 수출과 해외생산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지만 내수 경제에서 계속 적자가 나고 있다. 내수 경제의 비중이 큰 것에 비해 디플레이션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어 좀비기업들이 양산되고 있다. 해외의 일본 회사 노동자들이 일본의 좀비 노동자들을 먹여 살린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EU 5억보다 5배가 많은 25억의 인구를 가진) 중국과 인도 등의 공업화는 새로운 차원의 제조업 과잉 공급 구조의 도래를 의미하는 것이다. (중략) 일본 경제는 GDP 대비 수출 비중이 1990년에는 10% 수준에 불과했으나, 금융 위기 직전에는 18% 수준까지 증가하였다. (중략) 내수 부진 탓에 일본에서 팔린 차는 80만 대에 머물렀다. 나머지는 손해를 보고 수출로 밀어냈다. 손실 1,494억 엔은 여기서 발생했다. (중략) 엔고 저지가 간단하지만은 않다. 달러화나 유로화 모두 엔화에 대해 매력적이지 못하고, (중략) 사회안전망이 축소하면서 일본은 불평등과 빈곤과 갈등이 사회로 변모했다. (중략) 일본 기업들은 R&D 지출에 상대적으로 많은 자원을 투입하지만, 제조업에 집중되어 있고 그 효과도 작다. 수직적 통합, 조직 부문 간 협력의 취약성, R&D 부문들(대학과 기업과 공공 부문) 간의 취약한 연관성, 해외 투자에 대한 낮은 개방성, 저 발달된 벤처 자본 산업 등은 생산물 혁신의 부족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략) 일본 기업은 통화 팽창 정책과 재정 지출 등 경기 부양책에 중독되면서, 정부 지원 없이는 독자적으로 생존할 능력을 상실한 좀비 기업이 양산되고 있다."(330~345쪽)
일본의 2020년 연금 지불액이 80조 엔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서 관련 자료를 찾아보는데, 못 찾겠다. 일본 경제는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높은 연금과 사회보장비를 지출하고 있다. 제조업에 유리한 규칙들에 집착함으로써 창의력이 떨어진다. 출산율은 떨어지고 미혼자가 늘어 생산가능 인구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어 제로 금리와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디플레이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혁신을 추구하는 사회 문화도 아니다.
"2006년에 연금 지불이 GDP의 13%였는데, 1990년 수준의 거의 두 배에 해당한다. 2020년경에는 약 80조 엔, GDP의 2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략) 일본 정부는 디플레이션을 벗어나기 위해 장기간 제로 금리와 양적 통화 완화 정책을 시행해 왔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중략) 2005년 기준 30대 전반 남성의 거의 절반이 미혼 상태 (중략) 일본의 수직적 위계적 기업 구조와 문화, 그에 따른 창의력 빈곤 (중략) 일본 기업의 문화는 지식 기반 경제에 부적합하다. (중략) 상세한 규칙들은 자유로운 정신을 요구하는 지식 경제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중략) 엄청난 자금을 쌓아 두고 수익이 매우 낮은 국채에 투자하고 있는데도 일본 은행들은 창업에 대한 신용 제공을 기피한다. " (347~355쪽)
일본 정부는 국채 발행을 통해 일본 경제를 지탱하고 있지만 정치인의 부정부패와 관료들의 귀족화는 여전하다. 정권을 넘겨받은 민주당도, 다시 정권을 찾아간 자민당도 어찌할 바를 몰라하고 있다. 벌써 10년도 넘게 허덕이고 있지만, 사리사욕을 챙기는 것을 뛰어넘는 공동체에 대한 헌신은 찾아보기 어렵다.
"열악한 재정과 세수 여건을 감안하면 국체 금리의 상승세 전환은 시간문제다. (중략) 2010년 일본 정부가 부담해야 할 국채 이자 비용은 10조 2천억 엔이다. 전체 세수 가운데 26%에 이르다 보니, 일본 국채는 개인 투자자가 아닌 자국 투자 기관들도 외면하고 있다. (중략) 전후 고도성장을 가능케 했던 관리 경제의 주역인 관료제가 개혁의 가장 큰 장애물로 지적되고 있다. (중략) 대지진을 계기로 정치 리더십의 부재와 정부에 대한 신뢰 약화는 가속화될 것" (358~68쪽)
11_ 중국 경제, 홀로서기는 가능한가?
중국의 농촌 인구가 50%에 달할 정도로 충분히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2011년의 통계이니 그 후로도 도시로의 인구이동이 있었겠지만 도시와 농촌의 균형이 잡혀 있다면 성장 잠재력은 유지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중국은 이미 세계의 공장인 것을 뛰어넘어 세계의 소비자, 세계의 자본이 되었다.
"2010년에 중국은 일본까지 제치고 미국 다음으로 세계 제2의 경제 규모가 되었다. (중략) 미국보다 많은 자동차가 소비됐다. 2010년 중국에서 소비된 모바일폰은 세계 전체 소비보다 많았다. (중략 / 향과 진 소속 주민들이 만들어 운영하는) 향진기업이 주도하는 중국의 시장경제화 (중략) 중국의 경제 성과는 글로벌 금융대위기와 더불어 주류 사회과학의 뿌리를 흔들어 놓고 있다. (중략) 노동력과 결합할 수 있는 자본의 유입(직접 투자 중심의 자본 유치 전략과 / 중략) 제한된 시장 규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방(수출 주도의 성장 전략)이었다.
중국의 과제도 역시 중산층의 확대와 부동산 투기의 억제다. 모든 자본주의 시스템은 유한한 자원인 토지 문제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중산층의 확대는 사회보장을 강화하는 것과 기본 소득의 제공이다. 어차피 중국의 이윤은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만들어진다. 국가가 마음만 먹으면 어떤 저항도 없이 부의 분배를 균등하게 해낼 수 있다. 개인들의 이윤 동기를 제한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정한 부의 분배를 추진한다면 중국 경제는 또 다른 도약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중략) 중국의 인접국인 동아시아 국가들의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중략) 중국 경제의 견실한 성장에도 그 과실이 가계에 충분히 파급되지 못한 셈이다. (중략) 상위 1%가 전체 재산의 41.4%를 보유 (중략) 불평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민간 소비를 개선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 (중략) 2013년경에는 도시 인구가 50%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중략) 중산층 가계의 소비 지출을 제약하는 취약한 사회보장 시스템도 강화해야 한다. (중략) 지금까지의 투자 - 수출 주도에서 소비 - 투자 - 수출의 균형 성장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중략) 지방정부 대출의 20%가량이 부실화될 가능성 (중략) '베이징 모델'이 낮은 국가부채, 금융에 대한 국가 통제와 높은 저축률, 엄청난 외환 보유고 등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중략) 부동산 시장의 과열은 기본적으로 고성장과 급속한 도시화 등에 따라 주택 수요가 급증한 데서 비롯한다. (중략) 3채 이상의 부동산을 구입하면 은행이 대출을 중지하도록 하였다. (중략) 주택 건설용 토지를 매각할 때는 서민 주택용 토지 공급량을 70% 이상으로 규정하기로 했다. (중략) 중저가 주택의 공급은 부족하고, 고가 주택은 초과 공급 상태에 있다. (중략) 북경의 공실률은 26%에 달하고, 이들 중 상당 비율이 일반 주택이 아닌 고급 주택에 집중 (중략) 중국의 주택담보대출 비율은 GDP 대비 15.3%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금융 대위기 직전 미국의 79%에 비교하면 결코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 (중략) 중국 경제는 이미 세계의 제조 공장이자 소비 시장, 그리고 자본 제공자"(371~4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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