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ayer 친구가 nobio 삼계탕을 산다고 comprar 해서 장승배기역 앞 허름한 건물의 2층에 있는 낡은 음식점에서 소주 한 병을 반주로 하여 점심을 먹었다 almorzomos. 네 시간에 걸친 수다가 끊어지지 않았을뿐더러 서로 이야기를 하려고 말꼬리를 잡아 채기에 바빴다. 생각은 다르기도 하고 같기도 하여 적당한 긴장감에 더 즐거웠다. 사진도 한 장 찍고, 다음 달에 고량주 한 잔 할 것도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모임의 결론은, 사는 동안 건강해야 한다.
1. 장미의 이름 하_움베르토 에코 지음 /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수도원에서 이단 재판이 벌어지는 속에서도 살인은 계속된다. 이유는 모른다. 윌리엄에게는 생각의 흐름이 있는 모양이지만 독자인 우리에게는 상상력을 발휘할 정보도 지식도 지혜도 없다. 우리는, 기호와 상징의 숲 속에 던져진 채, 이단 재판과 마녀 사냥과 고문하는 사람과 고문받는 사람들 사이에서,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억누르고 있어야 한다.
"확신이 기댈 언덕이 아직은 나에게 없다. (중략) 우리는 가능한 모든 질서와 무질서를 상상해 보아야만 한다." (하권 60%)
도서관의 책 속에 무엇인가가 감춰져 있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연쇄 살인이 벌어진다. 그런 살인을 배경으로 이단 재판이 이루어지고 있다. 살인과 이단 재판이 같은 이유는, 진리를 감추려는 폭력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똑같은 범죄다.
이단 재판은, 익히 들어 본 고문과 편견, 억측과 무관용으로 이단자를 만들어낸다. 말로 다하기 어려운 끔찍한 고문이 자행된다. 죽여만 주면 원하는 답을 하겠다고 한다. 죽여만 주면 자신이 악마라는 것을 입증하겠단다. 이런 고문이 교황과 추기경과 사제의 명에 의해, 그들의 면전에서 자행된다.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 마디 사죄로 용서될 수 있는 일인가. 아니다. 계속해서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 유대인 학살에 대한 독일인들의 참회하는 모습을 보라. 이단 재판과 마녀 사냥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추모관을 건립해야 한다. 안 그러면, 역사는 반복된다.
'감춰진 책'과 '이단'에는, 또 다른 진리가 들어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주도권을 쥔 교황과 추기경들과 사제들은, 또 다른 진리를 허용할 수 없다. 이유는, 기득권을 보호다. 끔찍하도다. 가톨릭에서 견진까지 받고, 아버님의 49제 기간 동안 매일 성당에서 기도를 한 나로서는 눈물이 난다.
이단자들이 내세우는 그리스도께서 지키신 청빈은, 고문을 통한 억측 말고는 부정할 방법이 없다. 이단자들을 몰아세우는 데 가장 중요한 수단은 간음이다. 간음이라는 죄는 세상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하느님의 율법과 인간들의 세속법 모두가 규정한 죄악이기 때문이다. 청빈과 나눔과 관용과 공동체라는 또 다른 진리를 말하는 이단을 배척하기 위해서는 고문을 통해 간음죄를 만들어 이단자들을 화형에 처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교황과 추기경과 사제가 앞장서서 이단을 만들어낸다.
책 속에는 하느님의 말씀이 아닌 또 다른 진리가 있다. 그것이 하느님을 부정하지 않아도 읽는 누군가의 지성을 깨워 하느님을 부정하게 할 수도 있다. 오직 하느님만이 진리여야 하는 수도자에게 그것은 두려운 일이다. 이단을 배척하여 기득권을 지키려는 마음과, 또 다른 진리를 배척하고 오직 하나만의 진리를 지켜내려는 마음은, 다른 듯 같다.
그리하여 사람을 죽이고, 정신을 죽여 버리는 것을 진리를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윌리엄 수도사는 이것을 가리켜 악마라고 한다.
소설의 핵심은 그렇다 하더라도 희극에 대한 궁금증은 여전하다. 웃음을 가지고 한참을 논쟁했으니 말이다. 우리가 실재라고 믿는 권위와 권력은, 훨씬 더 열등한 것들이다. 그것이 인간세계다. 두려워하지 말고 웃어라. 신 이외의 신은 없다. 교황의 말을 듣고 웃어도 되고, 대통령의 행동을 보고 웃어도 된다. 인간을 뛰어넘는 신처럼 위대한 인간은 없다.
"<희극> 이라는 말은 komai(시골 마을)라는 말에서 비롯됩니다. 말하자면 희극이라는 것은 시골 마을에서 식사나 잔치 뒤에 벌어지는 흥겨운 여흥극인 것이지요. (중략) 희극은 보통 사람의 모자라는 면이나 악덕을 왜곡시켜 보여 줌으로써 우스꽝스러운 효과를 연출하지요. 여기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웃음을, 교육적 가치가 있는, 선을 지향하는 힘으로 봅니다. (중략) 우리가 실재라고 믿던 것보다 열등한 인간과 세계를 그림으로써, (중략) 서사시보다, 비극보다 더 열등한 것을 그림으로써 진리에 도달하는 하나의 방법을 제시한다는 것입니다." (하권 79%)
문제의 출발은 아리스토텔레스의 희극에 대한 생각이고, 웃음이 하느님을 향한 경건한 믿음을 웃음거리로 만들 것이라는 두려움에서 살인이 시작된다. 아니다. 그렇다고 짐작할 뿐이다. 웃음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이해하기 힘들다. 줄거리를 따라 어렵게 요약을 하면 이렇다. "웃음이 두려움을 이겨내어, 사제들의 협박을 견뎌내는 천민들이 늘어나게 되면, 하느님의 세상이 파괴된다. 그런 상황은 종교인으로서 받아들일 수가 없다."
"웃음이 원래 비천한 것 (중략) 하느님이 세우신 천상의 이치를 어기는 것보다야 밥상을 물린 다음, 술동이와 술잔을 비운 다음 사악한 희문을 농하며 웃는 편이 나을 것이기는 하오. (중략 /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2권에는) 웃음은 예술로 과대평가되어 있고, 식자들의 마음이 열리는 세상의 문으로 과장되어 있어요. (중략) 이 서책은 악마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스스로를 해방시키는 것을 <지혜>라고 부르고 있어요.
(중략) 이 웃음을, (하느님과 악마에 대한) 두려움을 물리치게 하는데 대단히 요긴한 희한한 예술로 정의하고 있어요. (중략) 두려움으로부터의 해방을 통해, 죽음을 쳐부술 수 있는 새로운 파괴적 겨냥이 가능해지게 됩니다. (중략) 이 서책이, 인간이 이 땅의 환락경만으로도 천국을 누릴 수 있다는 해괴한 사상을 고취시킬 우려가 있어요. (중략) 이것은 우리가 받아들일 수도 없고 받아들여서도 아니 되는 사상이오. (중략) 희롱하는 재간이 범부는 물론 학자들에게까지 유포되고, 그것이 받아들여지고, 심지어 고귀하고 자유로운 것으로 보이기 시작할 때, (중략) 우리의 손은 독신과 싸울 무기를 잃게 됩니다.
(중략 / 웃음과 시학을 그렇게밖에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 악마는 바로 당신이야! (중략) 나는 하느님의 손이었느니라 (중략) 하느님의 손은 창조하지, 감추지는 않는다." (하권 80~82%)
결론은 우리가 알고 있는, "편협한 진리는 진리가 아니다". 하느님은 열려 계시고 진리는 밝게 빛난다. 1970년대의 유럽은 광신의 시대가 아니었다. 오히려 진리에 대한 의심이 많았던 시대다. 에코는 르네상스 이전의 이야기를 하면서 70년대 이전의 유럽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까. 나치와 파시스트들이 세계를 뒤흔들었고, 힘이 곧 진리인 것처럼 행세한 시대를 두려워하여 절대 진리를 말하는 종교와 세상을 모두 경계하려고 했다.
"악마라고 하는 것은 영혼의 교만, (중략) 의혹의 여지가 없다고 믿는 진리.....이런 게 바로 악마야!" (81%)
2. 중국인이야기 6 : 김명호 지음 / 한길사
1권에서는 린뱌오의 활약과 죽음, 캉성의 욕심과 편안한 죽음이 즐거움을 주었다면 6권은 단연 런비스의 이야기다. 런비스는 친구를 배신하지 않았고, 중국인을 위해 쉼 없이 일했으며, 중국을 위해 상하좌우를 끌어안았다. 그는 행복하게도, 베이징에서, 대약진운동이나 문혁을 보지 않고 죽었다. 그가 있었다면 마오의 오류도 없었거나 굉장히 줄었을 것이다. 46세, 1950년에 죽었다.
"장정 도중 적에게서 뺏은 전리품이다. 이 옷을 입고 천하를 평정했다. 이제부터 우리는 가난과 불평등 불합리와 싸워야 한다. 적만 바뀌었을 뿐 변한 건 아무것도 없다. (중략) 당 중앙위원회를 베이징으로 옮긴 후 런비스는 남들처럼 중난하이에 입주하지 않았다. 이유가 분명했다. "황제가 살던 곳에 살려고 혁명하지 않았다. 군중과 접촉할 기회가 없어진다." (6권 58~59%)
런비스는 극좌도 경계했다. 24살의 나이로 중공 지도자 천두슈에게 제안한다. 도시에서 파업과 데모로 많은 인재들을 잃은 것은 물론이고, 국민당으로부터 일본보다 더 무서운 적으로 지목된 공산당의 투쟁 노선을 바꿀 것을. 천두슈는 받아들이지 못하고 축출당하고 만다.
"그간 총서기의 의견을 진리라 여겼습니다. (중략) 진리는 별게 아닙니다.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진리입니다. 최후의 승리자는 진리입니다." (55%)
런비스의 사랑과 믿음도 한결같다. 뜨거움이야 식어갈 수 있지만 사랑과 믿음이야 어디 가겠는가. 사랑을 오락으로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결혼할 여자가 있었다. (중략) 방직공장 재봉사다. 문맹이고 나보다 두 살 위다. (중략) 나는 다른 여자를 염두에 둔 적이 없다. 그 덕에 중학을 마치고 유학까지 다녀왔다. 내가 딴생각을 품는다면, 그게 어디 사람이냐? (중략) 더 엉뚱한 소리를 하는 사람에게는 주먹을 날려버렸다." (6권 53%)
청일전쟁에서 세계 8위를 자랑하던 북양함대가 박살이 났다. 중국의 부패와 무능력이 주된 요인이지만 선전포고도 없이 기습공격을 한 일본 제국주의의 비겁한 전술도 한몫을 했다. 그런 승리는 영원할 수 없다. 비겁한 왜놈 제국주의자들.
부끄러웠지만, 중국인들이 그대로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청백리의 후예에게 가산점을 줬다는 말에는 웃음이 나왔다. 자신들을 잘 알면서도 존중할 것은 존중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숙식은 물론이고 생활용품에 용돈까지 지급하는 남양수사 학당으로 인재들이 몰려들었다. 남양수사 학당은 들어가기가 힘들었다. 친척 중에 범죄자가 있거나 이상한 종교를 신봉하면 응시가 불가능했다. 중국인이라도 외국 국적을 취득한 적이 있으면 마찬가지였다. 청백리의 후예들에겐 가산점을 줬지만 응시자가 한 명도 없었다. 워낙 청백리가 귀한 나라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일단 들어가면 재학 중 자퇴나 결혼도 허락하지 않았다. 돈을 물어내면 자퇴는 허용했다. 교사는 영국인이 대부분이었다." (6권 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