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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시

삶은 먼지다_200207 뺘뜨니차

            삶은 먼지다


무일 박인성


삶은 먼지다.

태양과 함께 빛나다가

어둠과 함께 사위어진다.


삶은 밥통이다.

다 채워진 순간부터

비워진다.


삶은 시냇물이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쫄쫄거리며 흐르지만

마침내 거대한 바다가 되고

그리고 사라진다.


삶은 손톱이다.

자란다고 해서

반드시 쓸모 있는 무엇은 아니다.


삶은 막걸리다.

취할 욕심에 취하는 것이지만

그 고약한 냄새는 피할 도리가 없다.


삶은 양파다.

껍질 말고는 없는 끝을 향해 

눈물 콧물 흘리며 나아가야 하나

들들 볶여지고 나서야 달다.


삶은 사랑이다.

그대 옆에서

예쁘게 미소 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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