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이 사라지고 있다. 시간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제법 긴 한 해를 흘려 보냈다. 해마다 무엇을 하려고 계획을 했는데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 평화롭기 때문이다. 평화로워서 무엇이든지 할 수 있으니 큰 꿈을 품고 도전해야 할 무엇이 있지 않다. 즐겁게 일하고 소박하게 먹고 마시며 놀고 알차게 여행하며 사랑을 나누는 것으로 삶은 충분하다. 누군가 아픈 사람이 있어서 계속 마음이 쓰이고, 먼저 세상을 떠나는 분들이 있어서 기억하고 위로해야 할 일도 있다. 그런 슬픔은 세월이 씻어준다.
너무 평화로워서 지루하고 외로울 때가 있다. 무언가를 누리기 위해 돈과 권력과 명예를 쫓아서 바쁘게 사는데, 나는 평화를 즐기느라 그런 분주함이 없어서다. 모두와 다른 길을 걷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어느 순간 회한으로 가슴을 칠 지언정 대세를 따라야 외롭지 않고 지루하지 않다. 그것을 알면서도 어렵게 얻은 자유와 평화를 돈과 명예와 권력을 위해 쓸 수는 없다. 그냥 평화롭고 자유롭게 그러면서 지루하게 살자.
그런데, 뭔가 목표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가슴을 뛰게 하는 거대한 목표 말이다. 모든 시민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일한다든가 하는. 맞다. 필요하다면 언제든 그럴 것이다. 온 시민이 촛불 정국에 참여한 것처럼 말이다. 세상이 더 이상 혼탁해지지 않도록 세상을 향한 관심을 놓아서는 안된다. 그런 의미에서 끊임없이 자유와 평화를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노구를 이끌고 무엇을 할 상황은 아닌 듯하다. 지금 하고 있는 일 - 깨끗하게 농사짓는 것,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 전통문화를 이어나가는 것 등 - 만으로도 충분하다.
판, 검사들은 스스로 자정할 능력이나 역량이 없다. 대폭 권한을 축소하고 과도한 신분보장을 위한 탄핵 등의 절차를 폐지하고 징계로 대신해야 하며, 비리와 짬짬이 등 불법행위는 경찰, 검찰, 공수처 등을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수사가 가능하도록 법을 바꿔야 한다. 시민 공동체가 그들을 믿고 권한을 부여해야 할 이유가 없다. 그들은 평범한 사람들이고, 상식을 벗어나 행동할 때는 조폭보다 못한 양아치들에 불과하다.
주교나 신부들이 우리 마음을 위로하고 삶의 의지를 복돋워 줄 때는 신과 같은 존재이지만 거짓과 분노와 폭력을 부추기면 조폭에 불과하다. 법률에 의거해서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 사람을 사랑하되 사람만큼 대접해야지 그 이상이 되어서는 안된다.사람은 그저 사람이다.
"1515년 3월 1일 스페인의 꼬르도바 함선이 유까딴반도 해안에 처음으로 도착해 선상에 마야인들을 초대하는 등 유인책을 펼치고는 곧바로 다음 날 강제 상륙을 시도했다. 양측 간에 충돌이 일어나 스페인측은 57명이 사살되고 몇명만이 살아남았다. 생존자들은 간신히 인근의 석조건물 · 신전 · 황금신상 · 보석류 · 도시경관 등을 기록해 돌아갔는데, 스페인 국왕은 이에 큰 관심을 표명했다. 이어 1549년에 스페인은 가톨릭 신부 란다를 주교로 파견했다. 그는 마야문명에 대해 이중적 태도를 취했다. 마야의 토착종교를 적대시한 란다는 그림문서 같은 관련 서적들을 ‘미신과 악마의 망언서’라고 지탄하면서 세권의 책만 남겨놓고는 몽땅 불살라버렸다. 이것이 중국 진시황의 분서갱유(梵書抗儒)를 방불케 하는 유명한 ‘란다의 분서 사건’이다.
반면에 그는 마야인들의 성격이나 생활태도에 관해 찬양하면서 그들의 역사나 신화, 전승이나 언어 등에 관한 기록을 저서 『유까딴 풍물지』에 남겼다. 그의 몰상식한 분서는 지탄받았지만, 이 풍물지만은 소중한 문헌으로 평가되고 있다." (261쪽)"
1천 쪽이 넘는 정수일 교수의 책을 읽으며 몇 번이나 라틴 아메리카를 여행하고 싶었다. 1492년 콜롬부스의 "방문(visit)" 이래 백인들의 야만 행위(폭력과 전염병)로 8천만의 인디오들이 학살되어 백년 만에 백만 명으로 줄어들고 말았다는 가슴 아픈 사실을 깊이 새긴다.
베네수엘라의 볼리바르는 1810년 4월 19일에 스페인 총독을 내쫓고 임시정부를 수립했다. 그는 탁월한 군사역량으로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와 에쿠아도르를 독립시키고 '대콜롬비아연방'을 건설했다. 호세 마르띠는 동지의 배신으로 독립전쟁을 위한 배와 무기를 미국에 빼앗겼지만 좌절하지 않고 쿠바 섬에 쪽배를 타고 상륙하여 1895년 5월 18일에 적진을 향해 돌격하다가 총탄에 맞아 사망한다. 그는 독립전쟁을 '사람다운 사람'이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그들의 뒤를 이어 1946년에 아르헨티나의 페론 부부, 1958년 쿠바의 카스트로, 체게바라와 헤로니모(한국인 2세), 1971년 칠레 아옌데 대통령과 사랑의 시인이자 정치가 가 있다. 그들의 소박하고도 거대한 꿈, 모든 인간의 자유와 행복은 나의 꿈이기도 하다. 그들은 꼭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나는 꼭 해야 할 일이 있는가.
쑤아니아(Suania)의 고난과 극복의 역사
1492년 콜롬부스의 방문 : 비극의 시작
1500년 아메리고 베스푸치의 방문
1519 - 21년 마젤란 해협(600km) 개척 / 태평양 명명
1531년 삐사로, 잉카 마지막 황제 살해
1789년 프랑스 대혁명
1808년 나폴레옹, 스페인 침공
1809년 라파스에서 무리요가 남미독립운동 최초로 시작
1810년 볼리바르 4월 19일 베네수엘라 혁명 정부 수립
1822년 볼리바르-수끄레,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에콰도르(키또) 독립(그랑 콜롬비아 출범)
1825년 페루 독립
1946 - 56년 아르헨티나 에바 페론 / 군부와 미국의 쿠데타
1953년 카스트로 몬카다 병영 습격 패배
1958년 12월 31일 카스트로 체게바라 헤로니모(한인 2세)의 승리
1970 - 73년 칠레 아옌데 대통령(피노체트와 미국의 쿠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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