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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서재

니코마코스 윤리학_아들에게 들려주는 행복의 길_190927

고등학생이면 읽을 수 있도록 쉽게 번역을 해 놓은 책들이 풀빛에서 출판되었다. 데카르트의 '성찰'을 시작으로 꼭 읽어야 할 고전들을 읽어보려고 한다. '성찰'은 강유원의 동영상 강의를 먼저 듣고 읽었다. 강의도 재미있었고, 번역도 쉽게 해 놓아서 읽기에 좋다. 요즘에는 도스토엡스키의 '카라마조프의 형제들'도 같이 읽고 있는데, 100여 권의 주요 세계소설 중에서도 읽은 책이 10권 정도다. 부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좋은 읽을 것들이 많이 남아 있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을 생각하니 기쁘기도 하다.


아리스토텔레스(이하 아리스)의 스승은 플라톤이고, 플라톤의 스승은 소크라테스(이하 소크라)다. 아리스의 제자는 BC 323년에 33살의 나이로 죽은 알렉산더다. 역사서가 아니라 소설에 의하면 알렉산더는 동방원정을 하면서 주요한 자료들을 아리스에게 보내서 연구를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자신의 궁금증도 풀었다고 한다. 소설을 읽으며 나는 알렉산더가 더 뛰어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스승인 아리스는 노예들과 그리스 시민을 구분하고 그들을 대화와 협력이 가능한 상대로 보지 않았다. 그러나 알렉산더는 모든 인간을 동등하게 대접하기 위해 노력했다. 노예와도 친구가 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소설 속의 설정이겠지만 세계인 알렉산더의 면모를 보여주는 설정일 것이다.


아리스는 마케도니아 왕실 주치의의 아들로 태어나 의학공부를 하다가 플라톤의 아카데미아에서 20년 간  철학을 비롯한 모든 학문에 관심을 기울였고, 알렉산더를 가르치다가 아테네로 돌아와 플라톤과는 다른 새로운 학원 '리케이온 Lykeion'을 설립하고 연구에 매진한다. 알렉산더가 죽자 그도 아테네의 시민들로부터 신성모독죄로 고소되어 소크라처럼 사형을 선고받을 위기에 처한다. 칼키스로 피신했지만 1년 후인 322년에 사망한다. 어차피 죽을 목숨인데 비겁하다고 평하는 사람도 있지만 잘한 일이다. 1년 동안 그가 더 행복했기를 바란다.


과학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기의 통찰이라 자연현상의 탐구를 토대로 한 인식들은 한계가 있었다. 그런 한계를 제외하고는 사람 사는 모습이 그리 다르지 않았으니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시작부터 훅 치고 들어온다. 좋은 것 그리고 행복.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과 선택은 어떤 '좋은 것(선)'을 목표로 한다. (중략) 그 모든 선 가운데 최고의 선은 무엇인가? (중략) 보통 사람이나 교양 있는 사람이나 모두 '행복'을 최고의 선이라고 대답한다." (1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