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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우렁이를 다시 넣다_190611 вторник

여섯 시 반에 집을 나서서 우렁이 농장에 도착했다. 20KG을 넉넉히 담아 주면서 물을 계속해서 새 물로 갈아주라고 한다. 서로 손해를 보자며 키로당 4천원에 우렁이를 내어 주었다. 고마운 일이다. 집으로 돌아와 물신을 신고 다시 논으로 갔다. 조심조심 우렁이를 넣고 물을 돌렸다. 찰벼논에 높은 곳은 풀밭이 되어 있어서 우렁이를 넣으며 흙을 뒤집었다. 풀을 잡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다. 논의 가운데라 나중에 작업하기도 만만치 않은 곳이다.


우렁이를 넣으며 논바닥을 일부 손질하고 있는데 아버지께서 나오셔서 30분(тридцать минут 트릿쨧찌 미눗) 동안 우렁이의 움직임을 살피신다. 아주 작은 풀을 먹는 모습이 분명히 보인다고 하신다. 열심히 돌아다니는 것을 보니 일을 잘하겠다고. 3시간을 우렁이들과 함께 일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음성에 다녀와서 오후 5시에 다시 논으로 나갔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일하기 좋았다. 아침(утро)과는 달리 우렁이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도 시체처럼 둥둥 떠다니는 것들이 없으니 믿어 보자. 찰벼논의 언덕 밑을 정리하고 논둑을 밟았다. 무릎이 시큰할 정도는 아니어서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 물높이를 맞추기 위해 총 4군데의 물꼬를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정리했다. 이렇게 작은 물꼬로 전체 논의 물높이를 맞춘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잘 될 것이라 믿고 느낌대로 물꼬를 조절했다. 문득 논둑이 터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밀려온다.


집으로 전화해서 아들들의 방학이 언제인지를 물었다. 다음 주 정도면 방학이 될 것이란다. 이번 주에 시험과 과제로 정신이 없으니 눈앞에 불 먼저 끄고 의논하잔다. 아들들이 교대로 와 준다면 내게 큰 힘이 될 것이다. 놀면서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