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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우렁이 20kg을 다시 주문하다_190610 понедельник

주말을 보내고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논둑이다. 전체 논둑이 잘 버터주고 있었고, 물높이도 좋았다. 덕분에 주말 동안 걱정하지 않고 잘 쉬었다. 물에 가라앉아 죽은 모들도 없었다. 흑미 논의 가장 깊은 부분에는 아직 모 떼우기를 하지 않았다. 빨리 해 줘야 분얼도 하고 이삭도 맺을텐데, 지금 상태에서 해 봤자 죽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찰벼논에는 우렁이가 알을 낳은 흔적이 여러 개 보인다. 메벼논과 흑미논에는 전혀 흔적이 없다. 찰벼논에는 그래서 그런지 풀이 덜 보이고, 메벼논에는 몸을 키운 풀들이 제법 눈에 띈다. 우렁이 농장에 전화해서 내일 아침(утро) 7시에 우렁이 20kg(двадцать кг)을 받기로 했다.


6월 항쟁 기념일이다. 1987년에 나는 군에서 한참 동안 완전군장을 하고 출동 대기 상태에 있었다. 그러다 유격 훈련을 받던 와중에 6.29 선언 소식을 들었다. 세상이 다시 평화로워져서 군생활 무사히 마치고 제대를 했다. 그러고도 한참의 세월이 흘러 오십대 중반이 되었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우리들이 살고 싶던 세상에 살고 있다. 좀 더 욕심을 부리고 싶기는 하지만 더 좋은 세상은 우리 다음 세대들의 과제이자 희망이다. 부디 그들도 오십 중반에 들어서 그들이 꿈꾸던 세상에 살고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