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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일본여행

한방에서 지지고 볶고 6일_일본 오사까(1/21, 목)

간밤에 꿈을 꾸는 바람에 새벽 5시에 잠이 깨 버렸다.

외곽 어디쯤에 땅을 사서 집을 지었는데,

그 주변에 열병합발전소인지 하수처리장인지가 들어서는 바람에

땅값이 떨어지니 모두들 팔고 이사 가라고 한다.

나는 그냥 머물러 살겠다고 정말 살기 힘들면 그 때 가서 떠나겠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러는 사이에 잠이 깨 버렸다. 무슨 꿈이 이래. 

 



 

부지런히 서둘러 남은 미역국에 남은 쌀로 미역죽을 끓여 아침을 먹는다.

우주신은 오늘도 두 그룻의 미역죽을 비우고

여전히 혼자서 30분이 넘게 식사를 한다.

그리미는 속이 터져서 몇 번이나 채근을 한다.

샤워도 개운하게 하고 쓰레기도 정리하고 나니 정말 떠나야 할 시간이다.



넓은 집 놔두고 비좁은 방안에서

마치 70년대를 회고하는 것처럼 복닥거리다가 떠난다.

말도 안되는 가격에 이 방을 구했지만

오랜만에 서로의 호흡을 느끼며 딱딱한 이불에서 잠을 잔 것도

그리 나쁜 경험은 아니다.



여행을 정리하는 날은 항상 아쉽다.

좀 더 여유있는 여행을 하고 싶은데,

겨우 일주일 정신 없이 돌아다니다 집으로 돌아가야 하다니.



그러나, 한편으로는 집 떠나면 고생인데,

집에 가서 맛있는 음식 먹고,

마음 푹 놓고 한 잠 자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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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를 반납하고 감사의 인사를 드린 다음

난바역으로 가서 공항가는 기차를 물었더니 아까 기차표 살 때에

차분하게 기차표 끊는 법을 직접 나와 가르쳐 주신 역무원처럼

직접 플랫폼을 안내하고 열차 시간까지 가르쳐 주는

친절할 역무원이 있어 즐거웠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나니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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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싸구려 전철은 우리 가족을 차분하게 공항으로 태워다 준다.

꽃 피는 계절에 다른 일본의 도시로 여행을 오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벚꽃비를 맞으며 책 한 권 다 읽고 맑은 공기 마시며,

다리가 아프도록 또 걸어 다니다 보면 인생이 그만큼 즐겁고 풍요로워질 것이다.

힘이 들어야 여행이다.



하루밤을 더 자는 비용을 지불했으나,

낮 비행기를 타야 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여행은 불가능했다.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비행기 표를 구매했으나,

오는 날 반나절, 가는 날 하루가 애매하게 날라가 버리고 나니

왠지 허전한 기분이다.

일본 여행은 이른 아침 출발 비행기와

늦은 밤 도착 비행기로 표를 구할 수 있다면 훨씬 알찬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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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좋은데 컴퓨터로 저장해 놓은 디지털 사진들이

바이러스를 먹는 바람에 다 날라가고 거의 복구하지 못했다.



지난 번 로마의 4일 사진에 이어 엄청난 치명타다.

그나마 천재의 사진기에 남겨진 사진이 흔적을 남겨준다.

억울하다. 기억은 너무 짧다.



지금 현재 일본은 후꾸시마 원전의 후유증 때문에

다시 가고 싶지 않은데, 좋은 사진들이 전부 날아가 버리다니,,,




이제는 사진을 찍는 즉시 인화를 해 두고,

외장하드와 컴퓨터 두 곳에 저장을 해 둔다.




P 무일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