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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예초기 수리비 55,000원_200804 el cuatro de augusto el martes_четыре вторник

다행히 밤새 비가 내리지 않았다 no llueve.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인절미와 식혜로 아침을 먹고 논으로 갔다. 풀을 뽑을까 하다가 이삭 거름을 주기로 했다. 중국산 비료 살포기의 성능 시험이다.

 

음, 절반의 성공과 실패다. 손으로 뿌리는 것보다 덜 날아간다. 비료가 워낙 가볍다 보니 전기 모터의 힘만으로는 멀리 날아가지 않는다. 골고루 뿌려지는 장점은 있다. 허리 아래에서 모터가 돌다 보니까 비료를 멀리 보낼 수가 없다. 모가 자라서 허리까지 오기 때문에 날아가는 비료들을 방해하기도 한다. 써레질을 하고 비료를 뿌릴 때는 제법 멀리 보낼 수도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오전 두 시간을 땀을 뻘뻘 흘리며 비료를 뿌렸다. 어깨는 아프지 않은데, 비료 살포기를 불편하게 쥐고 있던 오른손이 불편하다.

 

음성에 다녀오면서 예초기를 수리했다. 일제 부품인 캬브레터를 교체했는데, 55,000원. 비싸다. 한동안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집에 돌아와서 vuelvo a mi casa 한 잠 자고 dormir 5시에 논으로 갔다 voy. 예초기를 고쳐왔고, 비도 내리지 않으니 중간 논둑의 풀을 베자. 역시 땀을 뻘뻘 흘리며 물을 1리터를 마시며 tomo agua mineral 7시 반까지 풀을 베다가 들어왔다. 7시경부터 일의 진척이 빨랐다. 이유는 하나다. 시원해졌기 때문이다 porque hace frio. 

 

오랜만에 온몸에 흙을 묻히지 않고 일했다. 육체 노동을 하는 것은 좋은데, 온몸에 똥칠하듯 냄새나는 흙을 뒤집어 쓰는 것은 기분좋은 일이 아니다. 서서 지나가면 온몸이 깨끗해지는 샤워기가 있으면 좋으련만, 노동에 지친 몸으로 더러워지고 땀에 젖은 작업복을 벗는 일이 매우 힘겹다. 일은 일이어서 즐거운데, 옷 벗기가 왜 이리 힘들까. 뒷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한 성격 탓이리라. 뒷마무리도 일이다. 끝까지 즐겁게 하자. 

 

아들이 구매해 준 청소기 필터를 끼워서 방청소까지 깨끗하게 했다.

 

예초기 날을 피해 살아남은 나팔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