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그렇게 중요한가? 중요하다. 대체로 잘 잤다.
7시부터 잠을 깨어 된장국에 밥말아 먹고 차에다가 짐을 싣고 테네시주 내슈빌로 간다.
음악의 도시라고 하는데, 과연 컨추리 음악 명예의 전당에 가게는 될까?
놀랍게도 어제 아들과 함께 하루 종일 어떻게 할까를 고민해서 간신히 센루 - 내슈빌 - 녹스빌 - 워싱턴 DC - 뉴욕 - 나이아가라 - 인디애나폴리스를 거쳐서 돌아오기로 했다. 구글맵에 그냥 그림만 그렸다. 내슈빌을 첫 도시로 뽑은 것은, 아들의 친구가 이곳에서 대학을 다니는데, 괜찮다고 한다.
미국에서의 운전은 지난 월요일에 30분 정도 해본 것이 전부다. 제일 어려운 것은 스쿨버스. 버스가 멈추고 아이들이 내리면 달리는 차선의 모든 차들이 서야한다. 아이들이 어느 도로를 건너서 집으로 가든, 심지어 반대차선의 차도 서야 한다. 참 좋은 제도다. 처음 겪는 일이니 조심해야 한다.
코스트코에서 가스 = 가솔린을 넣고, 출발. 차는 밀리지 않는데, 공사장이 많다.
안심이 된다. 도로관리를 열심히 하는구나.
날이 흐려서 운전하기 좋다가 하늘이 맑아지면서 경치가 좋아져서 역시 운전하기가 좋았다. 24℃
밀이 익어가고 있다. 미시시피강을 건너서 한참을 달려 테네시주에 가까워지자,
마치 한라산 중산간 지역을 운전하듯이 굽이치는 구릉들이 이어진다.
11시가 넘어서 휴게소를 찾아 나갔는데, 월마트와 서브웨이가 있다.
코스트코 보다 훨씬 깔끔하게 정리된 월마트에서 저녁거리를 간단히 사고,
서브웨이에서 하니 바베큐 치킨 작은 것을 사 먹었다. 양이 적다.
크로아상을 하나 더 먹고, 과자도 먹었다. 무척 비싼 레지던스 호텔에 도착했다. 여섯시간동안 벌어진 일이다.
호텔에 짐을 두고 내슈빌 센테니얼파크로 왔다. 잘 꾸며진 공원이다. 1867년에 지어진 파르테논신전이 근사하게 자리잡고 있다. 처음에는 나무와 석고로 지은 것을 시멘트로 바꾸고 내부를 가꿔 갤러리로 쓰는 모양이다. 뭐, 괜찮다. 그래도 100년이 넘은 건물아닌가. 내슈빌을 개척했다는 제임스를 기리는 기념비도 있고, 투표권을 얻기위해 싸웠던 여성들의 동상도 세워져 있다. 한 시간 정도 산책을 즐겼다. 올드타운을 걸어보고도 싶은데 오늘은 시간이 없다.
대공황기에 루즈벨트는 왜 테네시강을 개발했을까? 당시 테네시주는 미국 평균소득의 절반 정도인 가난한 주인데다가 테네시강이 자주 범람하여 농민들이 힘든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일자리를 만들고, 안정된 농업기반시설을 갖추고, 전력생산까지 기대할수 있는 댐들의 건설이 대공황의 주요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기여했다고 한다.
집으로 돌아와 내일 일정을 짠다. 어디로 갈까. 녹스빌까지만 가려고 했더니, 너무 짧다. 한참을 뒤져서 블랙스버그라는 곳까지 가기로 했다. 블루리지산맥을 바라볼수 있는 고지대에 위치한 도시란다. 매리엇에 이어 힐튼 멤버십까지 가입해서 숙소를 예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