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내린 멋진 눈이 녹지 않을 정도로 기온이 낮다. 쉬를 하려고 밖으로 나갔더니 고양이(gato)들이 언 대야를 핥고 있다. 바로 옆의 눈을 핥으면 더 쉽게 물을 얻을 수 있을텐데 굳이 얼음을. 대야 속의 얼음을 꺼냈더니 맛있게 물을 마신다. 집사이기를 거부하고 있는 내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끊임없이 나를 부려먹기 위해 온갖 제스처를 취한다.
런던 협약에 따라 폐기물의 해양 투기가 금지되었다. 수세식 화장실의 오물을 저장해 둔 정화조를 청소하고 나면 그 오물들은배에 실려 바다에 버렸다. 이제는 불가능하니 오폐수 처리장에서 처리할 것이다. 엄청난 오물을 제대로 처리하고 있는지 매우궁금하다.
농원 주변의 어디에라도 쉬를 하면 흙과 바람과 비와 미생물들이 깨끗하게 정화를 하면서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을 분리해 가져갈 텐데. 겨울 쥐똥나무 뒤에서 쉬를 하는 것은 반쯤 문이 열린 화장실에서 쉬를 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왠지 부끄럽다. 가장 깨끗하고 뒤처리가 필요없는 쉬하는 방법이 자꾸만 부끄러워지는 겨울이 아쉽다. 화장실로 들어갈까 하다가 나라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이렇게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