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닌빈-하롱베이-깟바-하노이] 좋네, 크루즈_240204

새벽 5시 반에 눈이 불편해서 깼다. 염증이 심해서 눈이 발갛게 붓는다. 세수를 하고 시원한 생수로 눈을 자꾸 씻어내렸다. 잠이 깬 그리미가 눈을 까뒤집고 봐도 특별한 것은 나타나지 않았다. 식염수도 더 부었다. 응급처치를 하고 깟바섬에 안과병원이 있는지 검색해 봤더니 종합병원이 있는데, 평이 좋지 않다.

 

잠이 깨서 선실밖으로 나가서 난하베이를 바라본다.

그럴싸하다.

물을 끓여서 커피를 한잔 마셨다.

좋군.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룻배로 동굴 투어를 한다. 걷는 것은 없다. 우리가 만난 사공 아저씨는 무엇이 그리 신이 나셨는지 노래를 부르신다. 박수 장단을 치며 흥을 돋우웠고, 우리는 답가로 액맥이 타령을 했다. 다시 사공이 답가를 하고, 또 우리가 사이공의 흰옷으로 답가를 부르고, 답가에 답가를 부르며 40분간의 원숭이섬을 돌고 났더니, 저 멀리서 원숭이들이 잠깐 모습을 보여준다. 잘 살아라.

 

다시 또 점심을 먹고 정산을 했다. 포도주 처리비용을 70만동 청구했다. 유로화로 결제하려고 했더니 환율을 너무 낮게 책정(100유로당 230만동)한다. 잔돈을 찾으려고 시간을 끌기에 그냥 베트남 돈으로 계산하고, 10만동의 직원 수고비를 얹어 주었다.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작은배를 타고 선착장에 내려 차로 30분을 와서 새로운 호텔에 도착했다. 근사한 경치다. 똑같은 하롱베이를 바라보는. 안내하는 사람은 그리 친절하지 못하다. 7층과 8층의 객실을 잡았다. 시원한 바다가 내려다 보인다. 좋군.

 

이곳에서는 랍스터를 먹자. 헉, 너무 비싸다(1kg 350만동 / 18만원). 포기하고, 새우와 오징어를 먹기로 했다.

 

뿔뿔이 흩어져서 동네구경을 한다. 우리는 시장구경을 하고 언제나처럼 이발소를 갔다. 베트남 통일전쟁에 참여했던 노병이 이발소를 하고 있다. 노병은 호아저씨와 통일전쟁을 아는 한국인이 반가운지 기념사진을 찍자고 한다. 어디서. 한참을 망설이더니 자랑스러운 자신의 젊은날을 기록해둔 사진들 앞에서 나와 어깨를 걸고 사진을 찍어 간직한다. 5만동.

 

친구로부터 캐논 포대를 소개받아서 올라갔다. 입장료 5만동. 해발 170m에 불과한 작은 산에서 프랑스가 남겨놓은 사거리 40km 138mm 포가 전시되어 있었다. 진지를 앞에 둔 전망대에서 스페인-프랑스 여남친구들이 말을 걸어온다. 두개의 전쟁때문에 비행시간이 길어져 우리같은 여행자들에게는 어려운 일이 되었다는데 데해 공감을 했다. 2025년에 오겠다고 한다, 한국에. 짧은 이야기를 나눴다. 참 영리하고 순한 사람들이다. 평화를 사랑하는. 젊은 여성들이 어디에서 왔느냐고 묻는다. 한국이라고 말했더니 얼굴에 좋은 미소를 띠며 nice라고 받는다. 내가 한일은 없지만 기분이 은근히 좋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하노이행 버스표와 국립공원트랙킹의 가격을 알아보았다. 호텔에서 알아본 가격이 훨씬 비쌌다. 친구들과 의논했더니, 하노이행 버스(25만동 / 합계 150만동)는 2/6일 오전 9시 올드시티에 내려주는 것으로, 하루짜리 트랙킹(80만동 / 합계 480만동)은 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하고 다시 예약을 하러 갔다. 여행사는 반나절 투어라도 하지 않겠느냐고 했지만, 거절했다. 200유로는 510만동(100유로당 255만동)으로 환전했다. 닌빈이 오히려 더 좋은 가격(100유로당 260만동?)으로 유로를 사주었다.다.

 

저녁은 해산물을 먹기로 했다. 버터와 올리브유로 튀겨낸 새우와 조개, 키조개, 대합을 모두 먹었다. 맥주도 계속 시켜먹었다. 도저히 못먹을 정도록 먹고 났더니 160만동(8만원). 환갑여행이라 마라토너가 한턱 낸다. 야채 샐러드라도 하나 주문했어야 했다. 

 

저녁을 먹고 마사지를 받으려고 이리저리 돌아다녀보니, 마음에 드는 곳이 없다. 1시간에 20만동하는 마사지실은 뭔가 음침하다. 그래서 들어가지를 못하겠다. 3군데를 둘러보았는데도 전부 그런 상황이라 어쩔수없이 호텔로 가기로 했다. 팁까지 포함해서 30만동. 4층에 마련된 마사지실은 깨끗하고 고급스럽다.

 

두사람을 마사지실에 두고 스카이라운지를 올라갔다. 문이 닫혔다. 사람이 없어서 운영을 못하는 모양이다. 헐, 철수.

 

그리미는 마사지를 받고 와서 개운하지 못하다고 한다. 열심히 일해준 사람에게는 고맙지만 몸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모양이다.

 

일기를 제대로 쓰지 못했는데, 졸음이 몰려온다. 그러면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