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초매트에 구멍뚫는 방법은 뭘까_250416
어제 낮 5시에 큰밭에 제초매트를 깔기 시작했다. 2장을 깔고나서 완두콩을 심으려고 해보니 구멍을 만들기가 너무 어렵다. 가위를 가져다가 매트를 네모로 자르면서 하는 것이 그나마 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쪼그려 앉아 있었더니 무릎과 허리가 너무 아프다.
오늘 아침에 유튜브를 검색해 봤더니, 토치로 하는법과 전동드릴을 이용하는 법이 나온다. 아니면 처음 내 생각대로 깡통속에 불이 붙은 숯을 넣어 구멍을 뚫던가, 불을 피운 난로에 서너개의 깡통을 달궈서 구멍을 뚫는 방법을 이용해야겠다.
올해 밭농사의 특징은 이랑을 만들지 않은 것이다.
물빠짐 - 모세관 현상 - 줄맞추기 - 바람길 만들기 등등 여러가지 이점이 있는데, 왜?
1) 이랑을 만들려면 하루 기계를 빌려와야 하는데, 원하는 날자에 빌리기 어렵다.
2) 이랑을 똑바르게 만들기 어렵다. 경사진 밭에서 관리기가 제멋대로 움직인다.
3) 우리 밭은 경사가 져 있어서 물빠짐이 좋다.
4) 제초매트를 전부 덮을테니까 모세관 현상을 걱정하지 않아도 습기 보호가 된다고 믿는다.
5) 통로를 구분해서 밟아야 한다. 통로는 매트와 매트가 연결된 곳이다.
6) 작물 심는 곳은 매트 한가운데다. 매트 한 가운데는 밟으면 안된다.
7) 감자나 고구마를 캘때는 매트를 잘 걷어서 밭둑에 챙겨놓은 뒤에 수확한다. 수확후 다시 매트를 덮는다.
8) 고추대를 뽑을 때도 매트를 먼저 걷고, 고추대를 뽑은 다음에, 흙을 고른 후에 매트를 다시 덮는다.
9) 생각해보니, 참깨나 들깨의 뿌리도 전부 걷어내야 한다.
그렇다면, 매트를 걷어 뿌리를 걷어내고, 흙을 정리한 다음에 다시 매트를 덮어줘야 한다.
이 글을 쓰다가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움은,
1) 구멍뚫기
2) 거두어들일때 제초매트를 걷고, 다시 흙을 정리한 다음에, 또 매트를 덮어줘야 한다.
3) 이렇게 한다는 것은 모든 밭을 손으로 만든다는 말이다. 기계를 전혀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불가능하다.
어쩔수 없이 비닐까는 기계를 월요일에 예약했다. 대신에 제초매트를 비닐 위에 덮기로 했다. 고라니들이 뛰어다녀도 구멍이 나는 것을 조금이라도 막을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빙빙 돌아서 거의 제자리에 온 듯하다. 밭에서는 더이상 할일이 없으니 오늘은 지는밭 화단을 만들었다.
6시간 정도를 만들고 났더니 온몸이 쑤시고 책도 읽을수가 없다.
낮에는 밭을 갈고, 밤에는 책을 읽는다고.
거짓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