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힘든 몸을 보듬어 줘야 한다._200805 el cinco de agosto el miércoles_пять среда
어제도 ayer 늦게 잤는데 duermo, 오늘도 hoy 늦게 자겠다 duermo. 덕분에 아침 일은 건너뛰었다. 비가 오락가락해서 llueve 논일은 할 수 있었는데 puedo trabajar, 하지 않았다 no hago. 무안 c 87.
거실 선풍기가 이상해서 잠깐 손을 보려 했는데, 무려 한 시간이 걸렸다. 2만 원인가 주고 산 compro 저렴한 선풍기인데, 그래도 신일 제품이라 믿고 샀는데, 확실히 부실하다. 나사들이나 부품이 정교하지 않아서 결합이 정확하고 부드럽게 되지 않는다. 그래도 잘 돌아가는 것을 보니 기본은 있게 만들어졌다.
논으로 가고 싶었지만 quiero ir 어머니가 고추를 따신다는 말에 고추밭으로 갔다 voy. 어머니는 창고에서 마늘을 정리하셨다. 첫 줄을 신나게 따고 났는데, 두 번째 줄에서 걸렸다. 고추들이 전부 넘어졌다. 얼마나 무거운지 일으켜 세울 수가 없다. 철근을 가져다가 하나하나 세워서 줄로 묶었다.
이렇게 묶어도 썩지는 않을까. 새로운 꽃이 피기는 할까?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지만 지금 열려있는 고추들이라도 썩히지 않고 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해가 다 지고 8시가 다 되어서야 일을 끝냈다. 아직도 손보고 싶은 고추들이 있지만 일단 급한 불은 껐다.
쉬는 시간이든 일하는 시간이든 짜증이 났다. 신나게 고추를 따서 네 바구니 정도는 채울 수 있었는데, 땀을 삘삘 흘리면서 고추나무를 묶는 일을 해야 해서다. 쉬는 시간에도 온몸이 땀으로 젖어 장갑도 잘 벗어지지가 않는다. 그러니 더 짜증이 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쉬는 동안에 모기가 달려들지 않은 것이다. 그리미의 격려 전화로 간신히 마음을 진정했다.
수행 수행 수행이다. 글처럼 생각처럼 운동처럼 농사를 내 맘대로 좌지우지 할 수 없다 no puedo hacer. 대책을 세우지만 꼭 맞으리라는 법이 없으니 완전히 다른 세계다. 그렇다, 농사는 다른 세계다. 더욱 나쁜 것은 매우 불편한 세계와 마주하고 있다. 인간은 언제나 불편한 세계와 마주해야 한다.
힌두교 사두들이 수행하듯이, 끊임없이 괴롭고 불편한 세계와 마주하고, 그 속에서 평정심과 평안함을 느낄 때까지 마음을 가라 앉히고 일해야 한다. 어차피 몸은 힘들다. 마음이 힘든 몸을 보듬어 줘야 한다.
졸리다,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