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주 동안 꽹과리 합주 문제로 머리가 복잡했다. 부쇠로서 상쇠의 리드 아래 쇠를 치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스스로의 박자로 풍물패를 리드하는 상쇠를 해 보면, 칠채와 이채에서 박자를 놓치는 실수를 자꾸 범하게 된다. 상쇠는 전체 풍물 소리를 다 들어 가면서 리드를 해야 한다고 해서 귀를 기울여 장구와 북소리를 듣는데, 이상하게도 들으면 들을 수록 내 박자를 놓치고 만다. 특히, 빠른 속도로 연주하는 이채와 칠채가 문제가 된다.
한 가지 방법을 얻었다면, 일단 전체 박자를 올려 놓고 난 다음에는, 빠르게 치는 부분에서 내 박자감을 믿고 북소리나 장구 소리에 의지하지 않고 쳐 나가는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마음은 불안한데, 박자가 느려지거나 엇박자가 나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 내 박자에 맞춰 주욱 치다보면 자연스럽게 북과 장구 소리가 귀에 얹어져 전체 소리를 어울리게 끌어갈 수 있을 것같다.
풍물패는 적어도 5명 정도는 되어야 합주 연습을 할 수 있는데, 이 사람들을 모으는 것도 어렵고, 같이 연습한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참을성을 가지고 내가 틀리는 부분을 이해하고 받쳐주지 않는다면 연습이 되지 않고 계속 불협화음만 나게 된다. 매우 짜증스러운 일이어서 이 많은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굳이 상쇠가 되어 풍물패를 이끌 생각은 추호도 없으나 기왕에 입문했으면 상쇠의 리드도 할 수 있을 정도록 쇠를 두드릴 수 있다면 좋겠다.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한 3년 정도 더 치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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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게 치면 들린다_170726, среда 쓰레다
원인을 찾았다. 너무 단순해서 기가 막히고, 부쇠로 정착할 때 등장했었던 문제 그대로다.
약하게 치는 것.
합주는 조화다. 다른 연주자들의 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조화를 이끌어 낼 수 없다.
상쇠든 장구잡이든 북잡이든.
그리하여 약하게 쇠를 쳤다. 그리했더니 들린다. 북소리와 장구 소리가.
모아지지 않은 장구소리는 오히려 헷갈리지만, 북소리는 잘 모아지고 잘 들린다.
그래서 박자가 쳐지는 문제는 해결되었다.
다만, 듣지 못할 정도로 내 쇠소리가 커졌을 때는 또다시 박자가 흔들리는 문제가 생기고,
가락 변경을 위해서 신호가락을 보낼 때 어떤 신호가락은 소리가 작아서 전달되지 않는 문제가 생겼다.
곧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
쇠는 작게 치면 안된다. 50명이나 되는 풍물패의 지휘자로서 몸동작이 아니라 쇠소리로 신호를 주고 받기 때문이다. 길게는 30미터가 넘게 늘어진 풍물패의 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소리가 쇳소리이기에
크고 강하게 쳐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내 소리에 모든 소리가 묻혀 버리는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다.
이제는 강하게 칠 때와 약하게 쳐서 합주를 맞춰 나갈 때를 잘 운용해 나가야 한다.
세게 치되 합주를 망치지 않도록 강약을 조절해야 한다. 그것이 쇳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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