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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서재

실력 차가 크다_Ehics_150924 C 601

천재는 정말 잘 지내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여윈 듯 하지만 건강하고, 목소리의 톤도 평상심을 유지하고 있으며, 차분하게 주변을 배려하는 자세도 잃지 않고 잘 지내고 있었다. 먹을 것도 잘 자제하며 골고루 먹을 줄 알았고, 책에 대한 집착을 제외하고는 크게 욕심을 내는 일도 없었다. 내 아들도 훌륭하지만, 아들이 그렇게 평상심을 잃지 않고 살 수 있을 정도로 대한민국이 훌륭한 나라가 된 것이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으로 이어지는 민주주의의 상징 인물들이 이렇게 훌륭한 일을 해냈다고 생각하니 더욱 뿌듯하다.

 

면회를 계획하면서, 돌아오는 길이 밀릴테니 선운사에 들러 꽃무릇 구경까지 하고 저녁 먹으며 쉬다고 돌아오자고 했었다. 막상 면회를 하러 가고, 면회를 하면서 몸이 피로해지니 그냥 돌아와서 쉬자는 생각이 들었다. 바보같은 생각이었다. 길이 너무나 밀려서 힘들었고, 9시가 다 되어서야 집에 들어왔다. 더 놀다 올라 왔어야 했다. 추석의 여파도 있었지만 수도권의 퇴근길은 정말 끔찍한 여행길이다. 다시는 이런 길에 들지 않도록 미리 대책을 강구할 것이다. 

 

한 가지 충격은 그동안 열심히 찾아서 보낸 영어 단어와 문장들이 너무 쉬워서 크게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허 참. 원서를 줄줄 읽어대며 공부하는 아이들과 실력차가 당연히 클 것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실제로 어느 정도로 나타날 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는데, 이번에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앞으로는 Spinoza의 영어판이나 베껴서 보내기로 했다. 흠.

 

His orthodox Jewish family had fled from persecution because of his heterodox philosophy, and earned his living as an optical-lens grinder, to be at liberty to pursue his ideal of truth. He identified God with nature and he denied the possibility of an Act of Creation. Spinoza's Ethics elabrated his attempt to portray God and nature, body and soul, as one. (Ethics 발간문 중에서) Edited and Translated by Edwin Curley

 

He was persecuted with silly questions. earn one's living 자활하다 orthodox 그리스 정교 heterodox 이단 at liverty  자유로이 해방되어 God with nature는 무슨 뜻인가. 본성을 지닌 신, 자연과 함께 하는 신. 모르겠다.

 

스피노자가 신의 창조 행위의 가능성을 부정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창조행위를 부정한 것과 창조 행위의 가능성을 부정한 것은 다른 말일까. 같은 말이겠지. 어쨌든 유대인 공동체로부터 배척당한 그가 렌즈를 깎으며 생각의 자유를 누렸다는 것은 무척 낭만적인 일이다. 그러나 현실은 매우 힘겨웠을 것이고 1632년에 태어난 그는 겨우 45살인 1677년 죽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나는 그보다 지금 현재 7년을 더 살고 있으니 그의 저작이나 읽으며 삶을 한가하게 보내도 되지 않을까. 보너스가 가득한 삶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