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늦게까지 풀을 뽑았더니 허리도 아프고 해서
아침 9시가 다 되어서 간신히 일어났다.
마침 비도 시원하게 내리고 있어서 신경 쓸 일이 없이
편하게 잘잤고 몸도 개운해졌다.
모판을 보니 하얀 곰팡이가 살짝 피었다.
비료를 겸하는 곰팡이약을 뿌려야 하는데,
정농께서 서울 나들이를 가셔서 내일이나 해야 한다.
심현을 모시고 병원에 가서 물리치료도 받고 약을 받아왔다.
담당의사가 64년 생이신 것을 아신 심현께서 자꾸 친구삼으라 하신다.
시골에 내려와 친구 하나 새로 사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우셨던 모양이다.
무일 또래의 나이로 농사짓는 사람도 마을에는 없고,
취농한 친구들은 전국으로 흩어져 있어서 만나기가 쉽지 않다.
페이스북이나 블로그로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서
무일로서는 답답한 일이 없는데도
이렇게 배려를 해주시니 고마울 뿐이다.
흰쌀을 한 됫박 퍼가지고 방아간에서 3천원을 주고 빻아왔다.
이 한 됫박을 빻는데도 2종류의 기계에서 3번을 빻았다.
믹서기로 스윽 갈면 되는 줄 알았더니 쌀가루 만들기도 쉽지가 않다.
쑥버무리를 만들어 동네분들을 집으로 초청해서 비오는 휴일을 즐기실 모양이다.
올해 논에서 일할 오리농부들을 준비하려고 어제 오리알 185개를 부화장에 보냈다.
비도 오고 책이나 볼까 하다가 마침 오리알도 9개가 더 나왔고,
거위알 3개와 계란 5개도 있어서 왕복 차비가 5천원이 들지만
한 마리의 오리라도 더 얻을 요량으로 부화장에를 다시 한 번 다녀 오기로 했다.
소주 10병에도 끄덕이 없고, 지나가는 사람 누구와도 술잔을 기울이는
부화장 사장님을 피하여 사모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우리 부화기 판을 찾아서 차곡차곡 넣어 주신다.
벼농사가 좀 편하려면 오리가 150마리는 있어야 하니까
부화 성공율이 적어도 70%는 되어야 한다.
잘 부화되어 잘 자라주기를 바랄 뿐이다.
일죽양돈회관에 들러 오랜만에 삼겹살 한 근을 사가지고 왔는데,
그동안 다친 손 때문에 술 한잔 못하신 심현을 축하하는 술자리를 가졌다.
소주 한 병으로 5잔은 무일이 심현과 정농은 각 1잔씩을
삼겹살을 안주삼아 쑥버무리를 간식으로 하여 맛있게 먹으며
이런 정치이야기 저런 광우병 이야기로 단란한 저녁시간을 보냈다.
한가로운 비오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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