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 제주_올레 20길_김녕해수욕장_평대해수욕장 ] 시아방이 병정이라 지었어요_160523

아, 비가 밤새 내리고 아직도 내린다. 중산간길을 가려다가 비가 내리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차도 한잔 마신 다음에 책도 좀 봤다. 바다라도 걸을까? 그렇게해서 올레 20길을 걷기로 했다. 조촌 로컬푿 하나로맡로 가서 양상추와 양배추, 과자와 과일 등 이것저것 사서 차에다 실어두었다. 그래도 빠진게 있어서 돌아올때 또 들렸다. 사람들이 정말 많다.

 

김녕해수욕장의 물빛은 아름다웠고, 하얀 모래밭도 좋았다. 게다가 중산간에 비를 내리던 구름은, 바다바람에 막혀 이곳까지 내려오지 못했다. 이곳은 하늘도 푸르다.

 

김녕해수욕장 앞에는 대담하게 촌스런 차림의 종궈렌들이 많이 보인다. 지금은 그렇지만 시간이 좀더 흐르면, 대담하게 멋있는 차림을 차리게 될것이다. 촌스러운게 부끄러워 드러내지 못하면 앞으로 나아갈수 없다.

 

리바이스는 무거운 청바지인데, 사람을 말로 홀렸다. 무거운 청바지에서 가벼운 마음들이 나왔다. 

 

리바이스 : 가벼운 가벼운 청바지
레바레 : 가볍게 하다 -> 들어올리다

레반타르 : 깨우다 일어나다 
레반테 : 동쪽=해가 떠오르는 곳
레반트 : 중동

릴리브 : 마음을 가볍게하다 편안하게하다
엘레베이터 : 위아롱

 

여름 하늘이 훌쩍 다가온듯 한데, 올레로 들어서면 인동초의 꽃내음이 스리슬쩍 날아든다. 끝도 없이 피어있고, 가도가도 따라온다.

 

밭담 너머로 할망에게 인사를 건넸더니, 세븐티세븐의 그녀는 우렁찬 목소리로 삶을 이야기하신다. 시아방이 우리 둘째딸을 병정이라 이름붙이고, 내가 외아들을 얻었다. 어떻게 딸내미에게 병정이라 이름붙일수 있나. 그래도 우리 아이들이 효성스러워서 사는 재미가 있다. 이 밭이 2200평인데 아들이 와서 실어주고 팔아주고 다 한다. 아들이 서울대에 두번이나 떨어져서, 이제 그만하자, 운이 닿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 아들이 수학선생이고, 며느리도 학원에서 수학선생이다. 잘 살펴가라. 이야기는 끝도 없이 이어진다.

 

해녀의집에서 오후 3시에 늦은 점심을 먹었다. 문어비빔밥과 전복죽. 3만원.

 

올레 20길은 바다에서 시작해서 마을로 들어갔다가 밭들 사이로, 작은숲으로, 다시 바다로 쉼없이 나를 즐겁게 한다. 201번 버스를 타고 김녕으로 돌아왔다. d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