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유럽의 도시들은 예쁘다. 집들이 예쁘기 때문이다 porque las casas son buenas. 붉은 기와지붕에 시멘트나 벽돌로 지은 오래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것을 바라보면 그냥 즐겁다. 가까이 다가가면 곰팡내 나는 퀴퀴한 곳이기도 하지만 언제나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도시의 마천루에서 볼 만한 것은 주로 사람들이다. 마천루가 많은 사람들을 수용하기 때문에 많고 다양한 사람들이 보여서 도시 주변이 예뻐 보인다. 사람이다 보니 사람 많은 것이 좋다. 그러나 사람을 이고 지고 밟고 사는 것이 사람에게 좋을리 없다.
모든 사람이 강남으로 몰려드는 욕망의 집중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강남 이외의 지역에도 사람이 살만하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자연과 가까운 시골이야말로 사람이 살 만한 곳이다. 아파트 가격 오르듯이 땅값도 껑충껑충 뛰어오르니 재테크 하는 기쁨도 매우 크다.
이나영은 유일하다. 강남에 산다고 해서 모두가 이나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예쁜 사람이 매우 드문 곳이 시골이다. 그래서 평범한 것이 대세라는 것을 깨닫는다. 외모 콤플렉스가 존재하지 않는다. 비싼 외제차가 매우 드문 곳이 시골이다. 그래서 20년 된 차도 제 구실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투박한 솥단지가 마을 잔치의 중심이다. 휘슬러인지 쿠쿠인지 묻지도 따지지 않고 잔치를 벌인다.
시골은 노인들이 주인이다. 강남의 부자 노인들처럼 돈으로 사람을 부릴 수는 없어도, 인사를 건네오고 짐을 들어주려는 젊은이들이 언제나 있고, 노인의 등을 밀어주는 목욕탕의 젊은 사람들도 있다. 어르신들의 민원을 제일 먼저 해결해 주는 은행과 보건소와 면사무소가 있고, 정치인들도 노인들의 손을 따뜻하게 잡고 시선을 맞춘다. 시골의 주인은 노인들이고, 노인들의 천국이 시골이다. 유명 대학 출신의 의사들이 운영하는 유능한 병원들도 필요한 만큼 꼭 있다.
시골에서는 누구나 가원을 만들 수 있다. 어린애들부터 죽기 직전의 노인들까지 모두가 텃밭의 생산 활동에 참여한다. 노는 사람이 없다. 시골 사람들은 누구나 200㎡ 내외의 땅을 스스로 가꾸면서 산다. 전업농이든 아니든 상관이 없다. 내 땅은 작지만 내 땅을 둘러싼 수많은 땅과 산림이 전부 내가 활용할 수 있는 땅이다. 부자다. 안타까운 일은 시골 사람들도 강남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돈과 욕망을 쫓아 마음은 도시로 향하고, 몸 껍데기만 시골에 있는 사람들도 있다. 시골에서 도시에 찌들어 산다. 텃밭을 잃고, 가원을 잃어가고 있다. 소중한 것들을 잃고 있다.
시골의 생산성과 노동의 가치가 너무너무 저평가되어 있다.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것들을 배경으로 시골 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 넓은 토지, 쾌적한 환경, 깨끗한 공기, 아름다운 자연, 뻥 뚫린 도로, 무상 복지 정책 등등.
강남으로 향하는 마음 때문에 상처받고 빚 지고 열등감에 빠지지 말고 과감하게 고개를 돌려 더 낮은 시골에 가원을 만들어라. 강남에서 10평 전세 얻을 돈으로 시골에서는 300평 저택을 내 소유로 할 수 있다. 사장님 소리 들으며 살 수 있다. 개와 고양이들도 행복하다. 강남에 종속된 몸과 마음으로 고통받지 말고, 시골의 가원에서 당당한 인간이 되자. 인간으로 태어났으면 인간으로 살아야 한다. 탈강남은 가원 만들기로 시작하자. exdus from gang-nam. 강남은 '갱'에 불과하다는 것을 영어가 알려주지 않는가.
exdus [cambridge english dictionary ]
the movement of a lot of people or things away from a place :
an exodus of sth : Trade unions are concerned by the exodus of jobs overseas.
an exodus from sth : There has been a mass exodus of workers from the villages to the towns.
an exodus to sth : There was an exodus of IT staff to internet startup companies.
가족들과 함께 만든 돌 벤치. 소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서 도라지 꽃과 대파와 바질과 루꼴라가 자라는 모습을 바라보며 따뜻한 차를 마실 수 있다.
